"도쿄 올림픽 개회식 미국 정부 대표로 질 바이든 여사 거론"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배웅만 할 듯

해리스 부통령 거론도...현안 탓 어려워

오는 7월 23일 개최될 예정인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미국 정부 대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여사가 참석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22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미국 정부가 도쿄올림픽 개회식 고위급 파견 문제를 놓고 막바지 검토 중이라며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질 여사를 배웅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열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회담과 지난 11~13일 영국 콘월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올림픽 정신의 전통 속에서 싸우는 선수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지지 입장을 표명했지만 본인의 참석 여부를 밝힌 적은 없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하 당시 직책) 이후로는 미국 대통령이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적은 없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인 미셸 여사가 참석했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이 갔다. 또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각각 참석했다. 일본에서 열린 1998년 나가노(長野) 동계 올림픽 대회 때는 앨 고어 부통령이 참석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바이든 대통령 참석이 무산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방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부친이 자메이카 출신이고 모친이 인도계인 첫 아시아계 부통령인 해리스의 방일이 실현되면 아시아 외교 무대 데뷔가 될 예정이다. 단, 해리스는 바이든 정권 현안인 불법 이민 문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달 첫 외유로 멕시코 등 중미 국가를 순방한 바 있다. 또 이민 문제를 둘러싸고 공화당 내에서 해리스를 향한 공세가 강해지는 상황이라 아시아 지역으로의 외유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상황 속 개막식 초청 인사로 떠오른 사람이 바로 질 여사인 것.

요미우리는 질 여사가 이달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외교 무대에 데뷔해 의욕적으로 활동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미셸 여사가 영부인 자격으로 개회식에 참석했던 점을 들어 질 여사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도쿄올림픽 때 누구를 참석시킬지는 최종적으로 여론 동향도 고려해 판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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