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양시새마을회장 해임 무효.."징계사유 없다"

기부금 등 회계처리 문제 제기했다 해임돼

[수원·고양=뉴시스]송주현 기자 = 투명하게 관리돼야 할 기부금 등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수상한 정황을 포착해 문제를 제기한 경기 고양시새마을회 회장이 오히려 회장에서 해임된 사건을 두고 법원이 해임을 무효라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제15민사부(재판장 이춘근 부장판사)는 사단법인 고양시새마을회 전 회장인 김모(56)씨가 경기도새마을회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고양시새마을회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18년, 수년 전 반환 처리된 기부금을 직원 A씨가 별도로 보관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됐다.

또 직전 회장이었던 B씨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아들 명의로 된 통장에 일부 금액을 이체하는 등 단체의 회계 처리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했다.

김씨는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고양시새마을회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된다고 판단, 관련 사안을 수사 기관에서 확인해 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상급기관에 해당하는 경기도새마을회는 "김씨가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시민들과 언론에 제기해 명예에 큰 훼손을 초래했다"며 지난 2019년 11월, 새마을지도자 윤리강령 및 윤리위원회 규정을 위반을 이유로 윤리위원회를 열고 회장에서 해임했다.

단체의 쇄신을 위해 문제를 제기한 김씨가 오히려 회장직을 박탈당한 것이다.

특히 김씨가 제기한 A씨와 B씨의 관련 의혹을 두고 경기도새마을회는 감사결과 비위사실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경찰 수사에서는 B씨의 경우 업무상 횡령 혐의가 드러났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A씨의 경우 증거불충분으로 검찰이 불기소처분 했다.

김씨는 결국 해임이 부당하며 해임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새마을회)운영규정이 정한 행위에 원고에 대한 정당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해임은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존재해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해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새마을회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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