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불편 섬주민도 한방에 접종 완료..'바다위 백신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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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로 나가기가 어려워 접종을 아예 포기한 어르신도 있었는데. 정말 너무 감사하네요."
진도 조도군도에 속한 작은 섬인 동거차도에서 온 조광원(65)씨는 함정 격납고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얀센 백신을 맞은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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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접종시 2박3일 소요→한산도함서 1시간만에..민관군경 '합동작전'
(진도=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육지로 나가기가 어려워 접종을 아예 포기한 어르신도 있었는데…. 정말 너무 감사하네요."
지난 21일 오후 전남 진도군 인근 해상에 정박한 해군 한산도함(4천500t급).
진도 조도군도에 속한 작은 섬인 동거차도에서 온 조광원(65)씨는 함정 격납고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얀센 백신을 맞은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기 구역에 앉아 접종 순서를 기다리던 같은 섬마을 주민도 "오늘 해무가 심해 아예 못 올 줄 알았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안도감을 내비쳤다.
해군 한산도함에서는 민·관·군·경이 합동으로 지난 14일부터 전남 일대 낙도·의료기관이 없는 27개 도서 638명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20일 기준 560여 명이 접종을 마쳤다.
이날 현장에서 지켜본 접종 현장은 주민 이송부터 복귀까지 '합동작전'을 방불케 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각 마을 이장을 통해 접종 신청을 한 주민들은 진도군 행정선과 군의 상륙주정·고속단정(RIB)을 타고 한산도함으로 이송됐다.
일반 함정은 사다리를 타고 직접 배에 올라야 하지만, 작년 취역한 한산도함에는 함미 안쪽으로 고속단정을 자동으로 끌어올리는 '진회수체계'가 거동이 어려운 주민들을 안전히 이송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유례가 없는 '바다 한복판 접종센터'에는 의외의 복병이 있다. 바로 해상날씨다.
진도군 일대 해상은 물살이 세기로도 손꼽히는 지역인데다, 안개나 해무로 시정확보가 안 되면 접종 자체가 취소되는 날도 있다고 한다.
취재진이 오후 2시30분께 한산도함에 도착했을 때도, 해무가 심해 함정의 외형을 일부 가릴 정도였다.
이후 차츰 날이 개면서 이날 예정된 접종도 오후 5시를 넘겨서야 가까스로 시작됐다.
배에 무사히 오른 주민들은 신분 확인, 문진표 작성, 군의관 예진 이후 백신을 맞았다. 대기 장소에서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30분간 기다린 뒤 복귀했다.
얀센은 1회 접종 투여용이므로, 빠르게는 1시간 만에 모든 접종 절차를 마친 셈이다.
박윤수 조도면장은 "섬 주민들이 육지에 나가 접종하려면 꼬박 이틀이 걸리는데,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번씩 접종을 해야 하므로 나흘이 필요해 대부분 엄두를 못 냈다"며 "얀센은 한 번만 맞으면 돼서 주민들이 좋아하신다"며 정부와 군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한산도함을 찾아 접종현장을 점검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함정 승조원들과 간담회에서 "한산도함은 고령층이 많은 도서지역 주민들이 최대한 안전하게 불편함 없도록 예방접종 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을 갖춘 함정"이라며 "국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회복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음을 국민들도 아실 것"이라며 격려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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