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간첩 안 잡고 院訓石(원훈석)엔 신영복체, 국정원 친북기관 됐나

기자 2021. 6. 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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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제 수호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했던 전직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21일부터 서울 서초구 국정원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시위에 나서는 참담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직접적 계기는 지난 4일 제막한 새 원훈석(院訓石)에 새겨진 글씨가 '신영복체'라는 것이지만, 지난해 말 대공수사권 포기 등 국정원법 전면 개정과 최근 문재인 정권의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 등으로 국정원 존립 이유가 붕괴한다는 우려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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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제 수호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했던 전직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21일부터 서울 서초구 국정원 앞에서 무기한 릴레이 시위에 나서는 참담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직접적 계기는 지난 4일 제막한 새 원훈석(院訓石)에 새겨진 글씨가 ‘신영복체’라는 것이지만, 지난해 말 대공수사권 포기 등 국정원법 전면 개정과 최근 문재인 정권의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 등으로 국정원 존립 이유가 붕괴한다는 우려도 심각하다.

창설 60주년을 앞두고 국정원은 새 원훈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바꾸고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원훈석 제막 행사를 가졌다. 당시 국정원 측은 원훈석 글씨체에 대해 ‘고(故)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의 어깨동무체’라고 했었다. 이와 관련해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규탄대회를 갖고 철거를 요구하자 국정원 측은 죽전 송홍범체라는 식으로 둘러대기도 했지만, 반발을 무마하려는 억지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신영복 존경’ 뜻을 밝혔고, 대선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도 신영복체이며, 청와대의 ‘춘풍추상’ 액자도 신영복 교수가 쓴 것이기 때문이다. 간첩 전력자의 글씨체로 원훈석을 새긴 것은 국정원의 자기부정과 다름없다. 그는 1968년 통혁당(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된 후 1988년 출소했으며, 그 뒤 “전향서는 썼지만 전향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통혁당은 북한 조선노동당의 지시로 대한민국 전복을 목표로 했던 지하당이다.

최근 여당 의원은 찬양고무죄 폐지를 담은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가보안법 폐지 입법청원도 국회 법사위에 상정됐다. 국정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가 아니라 마치 남북대화를 보조하는 기구로 추락한 듯하다. 신영복체 원훈석은 이미 친북기관이 됐음을 상징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 않다면 당장 원훈석부터 철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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