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는 지루하고 어렵다고? 배꼽잡는 희극발레도 있어요

윤종성 2021. 6. 2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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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는 비극적이다.

하지만 모든 발레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제1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포문을 연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발레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깨끗이 지워주는 작품이다.

비극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는 발레 장르에서 보기 드문 희극 발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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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
천방지축 카타리나의 유쾌한 연애담
우스꽝스러운 몸짓·표정연기 매력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발레는 비극적이다. 하지만 모든 발레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제11회 대한민국 발레축제’의 포문을 연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발레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깨끗이 지워주는 작품이다. 예쁘고 멋지게 보이는 걸 포기한 무용수들이 작정하고 망가지는 덕에 객석에서 “깔깔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비극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는 발레 장르에서 보기 드문 희극 발레다.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 장면(사진=국립발레단)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196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예술감독을 맡아 10여 년간 ‘로미오와 줄리엣’, ‘오네긴’, ‘트레이시스’ 등을 안무한 존 크랑코의 대표작 중 하나다. 크랑코 작품 가운데 가장 심리 묘사가 탁월하고, 무용수들에게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소속이었던 그는 1997년부터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주인공을 맡았다.

남성들에게 사정없이 발길질을 하는 천방지축 왈가닥 카타리나와 온갖 방법으로 그녀를 신부로 맞이하려는 페트루키오의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시종일관 웃음보를 자극한다. 카타리나의 여동생인 내숭백단 비앙카와 그녀와 결혼하려고 안달 난 청년들 호르텐시오, 그레미오, 루첸시오의 맛깔스러운 연기도 일품이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2막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사랑을 속삭이며 추는 고난도의 파드되(2인무), 남자 주인공 페트루카오가 선보이는 박력 넘치는 두 차례 솔로 바리에이션(무용수가 기교를 보여주는 부분)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무용수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표정 연기, 유쾌한 이야기가 어우러진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매력적인 작품임에 틀림 없지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온다. 여성을 부엌에서 잠을 재우고 밥을 굶겨가며 순종적인 아내로 길들여 간다는 내용이 여성 학대, 혐오, 성차별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카타리나 역에 박슬기, 김리회, 신승원, 페트루키오 역에 이재우, 김기완, 박종석이 출연했다. 지난 15~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7회차 공연 관람권은 모두 동이 났다.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 장면(사진=국립발레단)

윤종성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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