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철수의 진심이 궁금하다

정호영 2021. 6.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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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단정적 표현에 박하다.

자신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판단이 바뀔 수 있어서다.

그런 정치인의 특성을 십분 이해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모호한 모습은 종종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 향배는 물론 정권교체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합당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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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정치인은 단정적 표현에 박하다. 자신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판단이 바뀔 수 있어서다. 그런 정치인의 특성을 십분 이해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모호한 모습은 종종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지난 4·7 재보선 국면에서 불출마를 번복한 일이나 최근 합당 파트너 국민의힘을 향한 '당명 변경 요구' 관련 건이 그렇다.

지난 1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는 당명 변경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오전 한 방송에서 "새로운 당명이 원칙 있는 통합에 부합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이 대표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오히려 전 지도부로부터 전달받은 협상안에는 반대의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했다.

안 대표의 설명은 아쉬웠다. 권 원내대표와 사전 교감은 없었으며 당원과 지지자의 생각을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그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인 말은 안 대표가 에둘러 진의를 밝힌 것인지 당원과 지지자의 생각만을 대변한 것인지 아리송했다.

안 대표는 합당에 원칙을 강조해왔는데 실무협상단장을 맡은 같은 당 원내대표는 새 당명이 원칙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21일)까지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의견 교환이 없었다는 안 대표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정말 소통이 없었다면 준비 부족을 자인한 셈이다. 시간이 부족했을까. 안 대표는 합당 공언 계기가 된 재보선 이후 당원 의견을 수렴한다며 전국을 돌았다. 합당 논의를 이어갈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선출되기까지는 그로부터 한 달이 더 걸렸다.

힘을 합쳐야 할 국민의힘 내에서는 국민의당의 요구가 과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명 변경은 재보선 압승과 새 지도부 출범으로 대선 국면 전 지지율 상승세를 탄 국민의힘이 받기 어려운 주장이다. 이 문제는 안 대표가 거리를 둘 것이 아니라 공당의 대표로서 명확히 정리해야 향후 합당 논의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초 안 대표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야권통합 논의에 대해 "관심 없다"고 했지만 어느새 야권통합의 선봉장 격이 됐다. 그해 가을까지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던 재보선에 나서기도 했다. 출마 과정에서는 '대선 포기'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대선 정국이 임박하면 안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를 일이다.

국회 의석 대부분을 점유한 거대 여야 틈바구니 속에서 모호함과 간헐적 입장 번복은 어느새 안 대표의 생존법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 향배는 물론 정권교체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합당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모호함이 지나치면 순수한 진심도 왜곡될 수 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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