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시간[광화문]

김익태 정치부장 2021. 6. 22.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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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까지 남은 기간 9개월 여. 코 앞처럼 느껴지지만, 9년과 같다는 게 여의도 경험칙이다. 현시점 특정 진영과 후보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 변화무쌍하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내년 3월 9일 본선까지 몇 차례 큰 파도가 몰아 칠 것이란 의미다.

이준석이란 파도는 전혀 예상치 못하게 몰아쳤다. 올 초만 해도 오세훈의 서울시장 당선을, 불과 한 달 전 만해도 이준석 당 대표를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당사자들 조차 반신반의했던 결과다. 특히 '이준석 현상'은 정치인 이준석의 자질이 있어 가능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보수의 각성을 바라는 에너지가 물밑에 흐르고 있었다. 이준석은 그 흐름에 올라탔고, 조금은 낯선 '보수의 전략적 선택'을 이끌어내며 헌정사 유례 없는 30대 보수당 대표가 탄생했다. 역동적인 전당대회에 이목이 집중되며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준석 체제의 실패는 정권교체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파격적 변화를 택한 만큼 과거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은 처지가 됐다.

이준석 바람은 여권에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뒤늦게 내부 성찰과 반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 재학 중인 20대를 청년비서관에, '0선'의 40대를 정무비서관으로 발탁했다. 이준석 현상이 후진적 정치 문화를 포함한 사회 패러다임까지 바꿀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보수 야당의 변신에 윤석열의 늬앙스도 변했고, 발걸음도 빨라졌다. 이전까지 윤석열이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면, 이준석 당선 후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는 측면이 있다. 윤석열-이준석 조합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나왔다. '자신의 입'까지 선임하며 의욕을 보였다. 정치권에서의 첫 영입 인사라 관심이 컸지만, 대변인은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입당 여부와 시기를 놓고 캠프 내 이견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서초동과 여의도, 상명하복의 검찰과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해야 하는 정당에서의 리더십은 분명 달라야 한다. '전언 정치'에 대한 피로감 누적과 입당에 대한 혼선만 커지는 결과만 초래했고,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4·7 재보선 이후 3개월 여. 결과적으로 대선 가도에 레일을 까는 전초전은 적어도 야당의 승리, 국민의힘의 시간이었다. 이 기간 민주당은 전당대회 흥행 실패, 재보선 참패 후 쇄신 방향, 부동산 세제 완화, '조국의 시간'과의 결연을 놓고 갑론을박 시간을 흘려보냈다. 송영길 대표의 몸부림이 있었지만,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

허니문을 끝낸 이준석 대표가 실력과 검증의 시험대에 오른 사이 이젠 국민들의 눈과 귀가 민주당을 향하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다. 또 하나의 거대한 파도다. 연기 연부를 놓고 각 정파가 충돌하고 있다. 권력 탄생 과정에 정파 간 대립은 불가피하다지만 심상치 않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을 제외한 나머지 계파가 연대하는 모양새다. '이유는 차고 넘친다'는 게 연기파의 입장이지만, 이 지사 측은 원칙과 공정을 얘기한다.

1차 분수령은 반(反) 이재명계 의원 66명의 연판장으로 소집된 22일 의원총회다. 송 대표는 경선 연기 여부는 자신과 지도부 권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총에서 격론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 논란도 이견 끝에 완화라는 당론으로 확정한 것처럼 경선 문제도 의총을 기점으로 무난하게 매듭 지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원안 고수든 연기든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도 반발과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경선이라는 파고를 무난히 넘어서며 야당에 빼앗긴 국민의 시선을 끌어올 수 있을지 민주당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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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정치부장 epp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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