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투심에도 등급 무관 '흥행'..현대로템·CJ ENM에 뭉칫돈

박정수 2021. 6. 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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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회사채 1500억 모집에 6510억
현대로템도 흥행..500억 모집에 5배 이상 몰려
AA급 싸게 사겠단 수요 몰려.."금리 많이 빠진 탓"
"현대로템 등급 상향 고려해 언더 금리"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하이일드펀드 특수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ENM(035760)(신용등급 ‘AA-(안정적)’)이 이날 진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21-1~2회차) 수요예측에서 총 651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애초 모집금액은 1500억원 수준으로 4배를 훌쩍 넘어선다. 수요예측에서 3년물 1000억원 모집에 47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181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한 증권사 채권매니저는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AA급 중에서도 우량 회사채로의 수요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CJ ENM은 지난해 6월 코로나19 팬데믹 쇼크 와중에도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93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흥행에 성공, 24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었다. CJ ENM은 이번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릴 방침이다.

‘BBB’급 회사채 강세에 힘입어 현대로템(064350)의 경우 애초 모집액의 5배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날 현대로템(신용등급 ‘BBB+(긍정적)’)이 이날 진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공모사채(38-1~2회차) 수요예측에서 총 2580억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애초 모집금액은 500억원 수준이다. 현대로템 2년물 300억원 모집에 1650억원, 3년물 200억원 모집에 930억원의 자금이 모집됐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으려는 하이일드펀드 특수 수요가 늘었다”며 “펀드에 BBB급 채권을 일정 비율(45%) 이상 담으면 공모주를 5% 우선 배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A’급 회사채 개별민평 금리가 많이 빠져 있는 탓에 민평보다 높은 금리에 매수 주문이 몰린 반면 ‘BBB’급 회사채는 민평 금리 대비 낮은 금리에 수요가 쏠렸다. 즉 AA급 회사채에는 싸게 사겠다는 수요가 몰렸고 BBB급 회사채에는 비싸게 사겠다는 수요가 몰렸다는 의미다.

CJ ENM은 3년·5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20bp~+20bp(1bp=0.01%포인트) 수준의 금리 밴드를 제시했다. 지난 18일 기준 CJ ENM 회사채의 개별민평 금리는 3년물 1.597%, 5년물 2.071%다. CJ ENM 회사채 3년물은 5bp, 5년물은 1bp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현대로템 발행금리 밴드는 2년·3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40bp~+0bp(1bp=0.01%포인트) 수준을 제시했다. 지난 18일 기준 현대로템 회사채의 개별민평 금리는 2년물 3.915%, 3년물 4.404%다. 현대로템 회사채 2년물은 -165bp, 3년물은 -140bp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한 증권사 채권매니저는 “AA등급의 경우 개별민평 금리가 많이 빠져 있는 상태인데다 스프레드도 많이 좁혀져 있는 상황”이라며 “AA급 종목은 투자자들이 기존 민간평가사에서 평가한 개별 종목 민평 대비 높은 금리로 채권을 매수하겠고 입찰한 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현대로템의 경우 최근에 ‘긍정적’ 등급 전망이 붙으면서 채권을 비싸게 사겠다는 수요가 몰렸다”며 “현대로템 신용등급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신용평가사는 최근 일제히 현대로템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9일 현대로템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변동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현대로템의 자구안 실행 이후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판단했다.

현대로템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실적부진(당기순손실 2018년 3080억원, 2019년 3557억원)으로 자본 여력이 위축되고 부진한 현금창출이 이어지면서 2019년까지 재무구조가 저하(부채비율 2017년말 188%→2019년 말 363%)됐다.

그러나 2020년 유형자산 재평가(자본 증가 2592억원)에 이어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에 현대로템 보유 그린에어 지분(812억원)과 유휴부동산을 매각(878억원)했으며, 24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후 조기상환을 완료함으로써 2020년 말 기준 순차입금을 6262억원(2019년 말 1조1000억원)으로 크게 감축했다. 부채비율도 211.8%(2019년 말 362.6%)로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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