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방명록 실수

김환기 2021. 6. 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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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글맞춤법 파괴로 세인의 입길에 많이 올랐다.

방미길에 오른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 전 방명록에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을 '대한미국'으로 잘못 적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방명록 글에 관한 한 실수와 거리가 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가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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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글맞춤법 파괴로 세인의 입길에 많이 올랐다. 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07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읍니다. 번영된 조국,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모든것을 받치겠읍니다’라고 적은 게 화근이었다. ‘습니다’를 ‘읍니다’로 쓴 것은 맞춤법이 바뀌기 전 세대이니 그나마 봐줄 만했다. 하지만 ‘바치겠습니다’를 ‘받치겠읍니다’로 적고 띄어쓰기가 제멋대로인 것은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면 맞춤법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낳았다. 방명록의 잘못 표기된 부분이 빨갛게 동그라미 쳐져 인터넷에 나돌았다.

당시 정동영 여당 대선후보도 현충원 방명록에 ‘업그레이드(Upgrade)’의 한글표기를 ‘엎그레이드’로 잘못 썼다. “앵커 출신이라 글쓰기는 영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2년 금융기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꿈꿉니다’를 ‘꿈꿈니다’로 적었다가 체면을 구겼는데 2020년 현충원 방명록에 또다시 ‘굳건히’를 ‘굳건이’로 오기했다. 한글맞춤법 공부가 의사고시 합격보다 어렵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술 더 떴다. 방미길에 오른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 전 방명록에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을 ‘대한미국’으로 잘못 적었다. 믿기 어려운 황당한 실수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방명록 글에 관한 한 실수와 거리가 멀다. 소설가 이외수가 트위터에 “한글을 올바로 사용한다”며 칭찬 글을 올렸을 정도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가 구설에 올랐다. “지평을 지평선으로 쓰고 통찰과 성찰도 구분하지 못하는 자가 무슨 대통령을 꿈꾸시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방명록 실수를 대통령 자격 운운하며 정색하고 비판할 일은 아니다. 이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도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는가. 그렇지만 보좌진 등의 교차 체크는 시급해 보인다. 단순 실수도 반복하면 실력과 자질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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