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원칼럼] 미래는 청년이 책임지라
쏟아지는 청년들의 '이생망' 한탄
암울할수록 청년들이 깨어나
86세대 기득권 넘어 새시대 열어야
우리말에는 원래 ‘청년’이 없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조선시대 문집에는 이런 단어가 나온다. 청년재상·청년재자·청년과부…. 널리 쓰이지 않았을 뿐이다. 구한말 도쿄 유학생 사이에서 청년이라는 말을 일상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소년’이 더 널리 쓰였다. 소년급제·소년등과·소년유생…. 1908년 창간된 잡지 ‘소년’.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이때의 소년은 청년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소년’. 왜 그것을 잡지 이름으로 삼았을까. 부패와 권력다툼에 바람 앞 촛불로 변한 대한제국. 희망은 사그라지고 절망시대의 막이 오르고 있었다. 누구를 탓해야 할까. 침략자를? 그 절망을 만든 것은 바로 ‘못난’ 기성세대다. 그들로 인해 결국 들과 나라를 모두 빼앗기는 운명을 겪었으니.
그런 시대에 탄생한 화두가 바로 소년이다. 더 이상 기성세대에 희망을 걸 수 없는 암울한 사회. 많은 지식인은 소년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오염되지 않은 의식으로, 새 시대를 열어주기를 빌며.
‘이준석 바람’이 인다. 올해 36세. 얼마 전만 해도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쯤으로 여겨지던 그는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키는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왜일까.
2030세대. 별칭이 있다. R세대, W세대, N세대…. ‘잃어버린 세대’도 그들을 부르는 이름이다. 무엇을 잃어버린 걸까. 꿈과 희망을 상실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그들에게 무엇 하나 절망의 늪 아닌 것이 없다. 고용절벽에 취업은 하늘에 별따기다. 집값 폭등에 부를 쌓을 기회마저 잃었다. 결혼? 사치로까지 여겨진다. 박탈당한 세대다.
절망은 그들에게만 국한된 문제일까. 그것도 아니다. 경제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으니.
‘탈원전’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반세기 넘게 피땀으로 축적한 원전기술은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반시장 악성 규제에 기업은 고사 위기로 내몰린다. 투자 자금의 해외탈출은 이어진다. 2019년 643억달러, 지난해에는 549억달러.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그것은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몸부림이다. 560만 자영업자들은 또 어떤가. 빚만 늘었다. 자영업자의 대출액은 1년 새 118조원이나 늘어 지난해 말 803조원에 이르렀다. ‘망하지 않은’ 자영업자는 빚에 질식할 판이다.
이런데도 빚낸 돈을 살포한다. 또 전 국민에게 30조원을 뿌리겠다고 한다. 대통령은 뭐라 했던가.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스스로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군주쯤으로 생각하는 걸까. 이젠 기본소득 주장까지 난무한다.
빚더미 위에 선 나라 경제. 국가채무는 문재인정부 첫해 660조원에서 내년에는 1000조원을 넘어선다. 5년 동안 늘어나는 빚은 340조원에 이른다. 그뿐인가. 공공기관 부채는 49조원 이상 불어났다. 국가채무와 공기업 부채를 합한 공공부문 부채(D3)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9%로 치솟았다. 누가 갚을 빚일까. 꿈마저 상실하는 청년들에게 “너희 삶이 어찌되건 알아서들 하라”는 것인가.
오죽하면 이런 말까지 한다. “이 정부가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느냐. 빚내서 돈 뿌리는 것 외에.” 경제관료 출신 인사의 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우리 사회 주류를 이루는 86세대. 특히 현 정권을 주도하는 86운동권 세대가 나랏빚 살포 외에는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빚 살포’를 시대정신으로 포장하니 앞날은 더욱 잿빛으로 변한다. 그런 정치 두 번 했다가는 ‘백년 전 불행’은 또 몰아닥치지 않을까.
청년의 자각. 그래서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다. 청년에게 의지하는 정치. 그것은 불행한 시대의 산물이다. 하지만 어쩌랴. 못난 기성세대의 고질을 수술할 사람은 청년뿐인 것을.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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