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제주지역 신고 0.4% 불과"

문준영 2021. 6. 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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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사회적 참사로 기록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인데요,

제주에서도 가습기 살균제로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가 1만여 명에 달하지만,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4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5개월 된 딸을 잃은 오은화 씨.

아직도 딸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불거집니다.

[오은화/피해자 유족 : "제가 죽인 것 같더라고요. 제가 무식해서. 내가 먹인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우리 딸한테 너무 미안한 거죠."]

딸이 죽고 10년이 지난 2015년 가습기 살균제 파동이 수면으로 떠오른 뒤에야 오 씨는 정부에 구제를 신청했습니다.

2018년에는 진료기록 등이 남지 않아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난해 범위가 확대되면서 폐가 딱딱하게 굳어 숨졌다는 당시 사망진단서를 토대로 피해를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오 씨처럼 피해를 신청하거나 인정받은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시민단체가 지난해 관련 논문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지역 가습기 살균제 제품 노출자는 11만 4천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전국 만 19에서 69세 성인남녀 1만 5천4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방문 면접 조사를 근거로 추산한 겁니다.

이 가운데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는 1만여 명.

하지만 올해 3월 말까지 피해를 신고한 사례는 47명, 0.4%에 불과합니다.

신고자 중에서 피해가 인정된 사람은 절반을 살짝 넘긴 26명에 불과합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제주도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신청을 접수받은 건 2016년 8월 한 차례뿐이라며 정부와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피해자 구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자치단체가 버스정류장마다 가습기 살균제 사진을 갖다 붙이고. 대형할인마트들이 팔았던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록을 가지고 다시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그런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지난해 전국 시도와 보건소, 병원 등 2천여 곳에 피해접수 안내문을 배포했다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을 통해 피해 접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그래픽:조하연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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