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커진 콘텐츠 제작사, 플랫폼 업체와 '힘겨루기'

노정연 기자 2021. 6. 2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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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업계 중심, 콘텐츠로 이동
넷플릭스 등 제작사 존재감 키워
플랫폼사들에 사용료 인상 요구

[경향신문]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콘텐츠 제작사와 인터넷TV(IPTV)업계 간 갈등이 지상파로도 확산하고 있다. 미디어업계 중심점이 플랫폼에서 콘텐츠로 옮겨가며 ‘킬러 콘텐츠’를 가진 제작사들의 협상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SBS는 지난 16일 0시부터 KT스카이라이프에 지난 15일 이후 방영되는 자사 프로그램 주문형비디오(VOD) 공급을 중단했다. 2020~2021년 재송신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측은 재송신료는 합의했지만 VOD 사용료에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상파 3사는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IPTV 3사 및 케이블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제공하는 VOD 가격을 지난 18일부터 약 33%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SBS의 VOD 공급 중단을 최근 CJ ENM과 IPTV 간에 발생한 콘텐츠 사용료 갈등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 CJ ENM과 LG유플러스의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이 최종 결렬되며 ‘U+모바일tv’에 제공하던 CJ ENM의 실시간 10개 채널 방송이 중단됐다.

콘텐츠 제작사들은 ‘콘텐츠 제값 받기’를 주장하며 수익 분배구조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플랫폼사들은 제작사들이 주장하는 사용료 인상률이 지나치게 높다며 맞서고 있다.

이와 같은 사용료 분쟁은 미디어업계 내 달라진 콘텐츠 제작사의 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방송시장의 주도권이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플랫폼 회사에 있었다면, 최근 OTT 등의 급성장으로 플랫폼과 이용자 선택권이 다양해짐에 따라 협상 테이블에서 콘텐츠 제작사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CJ ENM의 경우 자사 OTT ‘티빙’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 사용료 재편을 통해 수익 강화는 물론 경쟁사 견제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최근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OTT로 옮겨가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변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킬러 콘텐츠’를 가진 제작사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국내 특성상 기존 유료방송을 OTT가 완전히 대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사와 플랫폼 간 실익 계산을 따진 힘 겨루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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