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연료비 연동제'.. 전기요금 폭탄 돌리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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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7월분부터 적용될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전기요금 상승 요인은 충분하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정부 방침과 연계된 조치로 보인다.
산업부에선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말 전기요금 합리화를 목표로 적용된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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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7월분부터 적용될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전기요금 상승 요인은 충분하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정부 방침과 연계된 조치로 보인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일단 사용자 부담은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인위적인 전기요금 조정으로 현 정부에서 도입한 원가 연계형 요금제(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 또한 무색해졌단 비판도 나온다. 아울러 반복된 동결 조치가 향후 한전의 실적악화로 이어질 경우, 부담은 결국 차기 정권과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부정적인 여론도 제기된다.
"물가상승 우려" 한전, 3분기도 전기요금 '동결'
한전은 3분기(7∼9월분) 연료비 조정단가를 2분기(4~6월분)와 동일한 1㎾h당 -3원으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연동분을 반영하면 연료비 조정단가는 1㎾h당 0.0원으로, 2분기(-3원)보다 3.0원이 올라야 하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고 2분기와 동일하게 묶어놓은 것이다. 한전에 따르면 직전 3개월간(3∼5월)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으로 1kg당 평균 133.65원, LNG 가격은 490.85원, BC유는 521.37원으로 유가 등을 중심으로 실적연료비가 2분기 때보다 크게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국제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으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요인이 발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2분기 이후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전을 도모할 필요성을 고려했다”고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 사유를 설명했다. 때마침 7월 1일부터 월 200㎾h 이하 전력을 사용하는 일반 가구 전기요금의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할인액이 기존 4,000원에서 2,000원으로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 스스로 무너뜨려"
산업부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3분기 전기요금 동결 소식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산업부에선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말 전기요금 합리화를 목표로 적용된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에서다.
업계 안팎에선 내년 대선을 앞둔 4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복된 전기요금 동결이 사실상 ‘폭탄 떠넘기기’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사실상 올해부터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가 벌써부터 두 차례 지켜지지 않은 건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전기요금 정책의 경우 실패의 결과가 시간이 흐른 뒤에 나타나는데, 이에 따른 책임은 오롯이 차기 정부와 다음 세대가 떠안아야 한다”고 짚었다.
전기요금 동결 부담을 한전이 지게 된 점에 대해서도 이 명예교수는 “한전은 결국 적자를 전기요금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며 “적자가 지속될 경우 국내 시설 투자가 위축되고, 국내외 투자자들도 한전이란 기업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이날 한전 주가는 개장 초반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전 거래일보다 6.88% 떨어진 2만5,050원에 마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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