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논리에 휘둘려 무용지물 전락하는 연료비연동제

2021. 6. 21. 19: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기요금이 또 동결됐다.

이에따라 전기요금 인상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유보됐다.

올 1월부터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가 올라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했었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력 생산에 드는 LNG, 석탄, 유류 등 연료비의 변동분을 3개월마다 반영해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이 또 동결됐다. 21일 한전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2분기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전기요금 인상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유보됐다. 올 1월부터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가 올라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요금을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력 생산에 드는 LNG, 석탄, 유류 등 연료비의 변동분을 3개월마다 반영해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유가가 오르면 전기요금은 오르고, 내리면 요금은 떨어진다. 그동안 국제유가가 많이 올랐으니 이번에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했다. 3분기의 경우 1kwh당 3원이 올라야 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조정의 최종인가권을 가진 정부가 유보 권한을 발동해 제동을 걸었다.

이번 결정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면 환영할만 할 것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과도하게 여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부는 전기요금 조정 유보 이유로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 가중을 내세웠지만 이번에 요금을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상한 폭이 정해져 있어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더구나 지난 1분기에 이미 전기요금을 깎아줬기 때문에 3분기에 요금을 올려도 과거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에 불과했다. 이를 본다면 요금을 올리면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음이 분명해진다.

비록 정부가 연료비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4분기에는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것을 시사했지만 가능성은 낮다. 내년 상반기 대선 일정을 앞두고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전기요금에 손 대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이러는 사이 한전의 손실만 커지고 있다. 한전은 연결기준으로 2분기에 8700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우려된다. 주가도 휘청거린다. 유보 결정 소식으로 이날 한전 주가는 6.88% 급락했다.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가 정치논리에 휘둘려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가장 비정치적인 정책에 정치색을 덧칠하면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혼란만 가중된다. 연료비 연동제가 정치적 도구로 계속 악용된다면 차리리 폐지하는 것이 낫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