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플루언서] '시간·공간·관계..' 이 남자의 요리법
좋아하는 사람에게 요리해주며 행복
영상 콘텐츠로 담아 시청자들도 힐링
'구독' '좋아요' 요구않는 담백 유튜버
구독자 121만명 돌파하며 인기 몰이



'요리(料理)'의 정의를 바꾼 남자가 있다. 이 남자에게 요리란 사전에 적혀있는 정의대로 단순히 식재료를 다듬고 잘라서 혼합해 가열하는 조리 과정이 아니다. '시간'과 '공간'에 적합한 음식을 만들어 다른 이들과 나눠 먹으며 그들과 '관계'를 맺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요리의 3대 요소는 흔히들 말하는 '색깔, 향기, 맛'이 아니라 '시간, 공간, 관계'다.
요리 유튜버 '취미로 요리하는 남자', 일명 '취요남'(본명 노재형)이 바로 이 남자다. 그는 특정 시간과 장소를 정해 가족과 지인을 초대하고, 때론 실패하더라도 마음을 가득 담은 음식을 요리해, 함께 나누어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요리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사이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취요남은 친구인 유튜버 제이제이(본명 임재훈) 채널에의 출연을 계기로 2018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본인만의 채널 운영을 시작, 정확히 2년 만인 지난해 12월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점차 규모를 늘려온 취요남의 채널은 현재 구독자수 121만 명, 누적 조회수 950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구독자수를 기준으로 국내 모든 분야의 채널을 통틀어 상위 1%에 해당하는 인기 채널이다.
취요남의 인기 비결의 핵심 키워드는 '힐링'이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서울대학교 초빙연구원)는 "요리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취요남의 채널을 눈여겨보는 경우가 많은데, 취요남이 주변 사람들에게 정성껏 요리한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이 '엄마가 차려주는 집밥'을 연상시키며 큰 힐링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요리를 시작했다는 그는 부모님부터 아내의 직장 동료까지 다양한 지인들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취향에 맞게 내어주고 음식을 먹는 내내 살뜰하게 그들을 챙긴다. 그의 따뜻한 배려심으로 차려진 음식과 이를 행복하게 먹는 지인들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지켜보고 있자면, 어느새 마음이 힐링 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영상들 아래에는 요리 자체에 대한 댓글보다는 "가족의 화목함이 느껴져서 계속 미소 짓게 되네요", "친구들이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 자체가 힐링이에요" 등의 내용이 담긴 댓글이 더 많이 달린다.
취요남이 가슴 따뜻한 드라마로만 스타 유튜버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는 연기와 법학을 전공했고, 전직 마술사였으며, 현재는 건축자재 영업직에 종사하는 직장인인 그는 흔한 요리 자격증 하나 없이 독학으로 요리를 배웠음에도 수준급 요리를 선보여 그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수비드(진공 저온) 요리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중이다. 그는 요리 경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본인이 일정 수준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쉬운 조리법 중 하나가 수비드였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하지만 그는 '수비드 변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다양한 수비드 요리에 끊임없이 도전했고, 이제 그의 채널은 수비드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일종의 교과서로 여겨지고 있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취요남의 연관 검색어로 '수비드 조리법', '수비드 요리', '수비드 장비'가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의 수비드 기술과 장비에 관심을 가지고 배워보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운영을 요리 만큼이나 '취미'로서 진정 즐기는 취요남의 여유 있는 모습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벌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부 유튜버들과 달리, 그는 '구독'이나 '좋아요'를 시청자들에게 구걸하지도, 영상 속에 중간 광고를 넣지도, 영상을 자주 업로드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그는 매 영상마다 식재료와 조리도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뿐 아니라 영상을 만들기 위해 활용한 음악, 편집 프로그램, 영상 장비에 대한 정보까지 모두 친절하게 공개한다. 올해 초에는 조리도구 굿즈를 직접 제작, 판매해 발생한 모든 수익을 기부함으로써 구독자들에게 따듯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취요남은 요리에 대한 타고난 감각과 재능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음에도 요리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요리 이전의 취미였던 마술을 직업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괴롭고 힘들었다는 그는, 오래도록 행복하게 요리를 하기 위해 요리는 취미의 영역에만 남기기로 했다. 그가 앞으로도 '취미로 요리하는 남자'로 남아 행복하게 요리하고, 그의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행복 전도사가 되기를 바라본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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