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영화 '누렁이'..또 다시 개고기 논란

서영민 2021. 6. 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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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은 '개고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국의 한 유명 방송제작자가 한국의 개고기 식용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관심이 뜨거운데요,

서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굉장히 유명한 감독이 만들었다고요?

[기자]

네, 프렌즈 아시나요?

좀 오래됐지만 친숙한 미국의 유명 시트콤이지요.

BTS의 RM이 프렌즈 보면서 영어 배웠다고도 했는데요.

이 '프렌즈'를 제작한 케빈 브라이트 감독이 한국의 개고기를 주제로 한 다큐 영화 '누렁이'를 만들었습니다.

이달 초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한 뒤 지금은 유튜브에서 무료로 상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많이 봤습니까?

[기자]

네, 오늘이 공개 11일째, 14만 뷰 정도, 댓글도 3천 개가 넘습니다.

[앵커]

미국인 감독이, 그것도 시트콤 같은 상업 드라마를 찍은 유명 감독이 이런 다큐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한국의 개 농장에서 구조된 개를 미국으로 입양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도브 프로젝트'라는 곳인데요.

지금까지 8백 마리 정도가 입양됐다는데, 브라이트 감독의 아내가 이 도브 프로젝트 설립자여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이 경제적으로 잘 살고, 또 교육 수준도 높은데 왜 개고기를 계속 먹고 개가 미국으로 입양될까? 하는 물음에서 다큐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영화에선 요리하는 장면, 또 사육되고 있는 상태, 전기 충격 도살 장면 등 이런 부분들을 세세히 비춥니다.

[앵커]

그러면 영화가 개 식용을 비판하는 쪽으로 흘러가나요?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흥미로운데요.

1시간 9분 정도 분량에 식용에 찬성하는 사람, 식당 주인, 개 농장주, 또 개고기를 먹는 시민들 이야기까지 꽤 충실히 담았습니다.

영화는, '태미'라는 미국에 입양된 한국인.

지금은 구조견 입양 프로젝트를 이끄는 이 한국계 미국인이 한국에 와서 식용 개 산업 전반을 더 깊이 알아가게 되는 과정을 담는 형식으로 구성됐거든요.

감독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상황을 더 깊이 알아가다 보면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겠냐'는 취지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했습니다.

[태미 조 져스만/도브 프로젝트 설립자 : "처음에는 내가 '(식용 개 종사자들을) 다 나쁜 사람이야'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시작을 했었던 건데, 그분들의 입장을, 얘기를 들어보고 (이제) 이해가 돼요. 양쪽 다."]

[앵커]

개 식용 산업 자체는 계속 규모가 작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한해 도살하는 개가 한때 350만 마리 정도 되었는데, 최근엔 150만에서 200만 마리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됩니다.

공식적인 개 시장도 현재 대구에 1곳만 남아 있고요.

종사자들조차도 '사양산업' 돼가고 있다고 인정하고요.

시민 여론조사도 보면, '개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먹을 의사가 없다'는 비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 국제동물보호단체 HSI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83.8%까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 사육농장 자체는 만 개에 달하고, 이 중에 한 3천 개 정도만 정부 규제 범위 안에 있다, 나머지는 불법, 탈법 상태여서 위생에도, 동물 복지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앵커]

찬반이 팽팽한 주제이기도 하잖아요?

[기자]

왜 식용으로 오래전부터 먹어왔는데 문제 삼냐, 또 생계가 달려있는데 막무가내로 하지 말라고 하느냐는 한쪽 입장이 있고, 없어져야 할 산업이다, 개는 멋지고 사랑스런 동물이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을 더는 이런 식으로 학대하면 안 된다는 반대편이 있습니다.

감독은 복잡한 문제다, 여러 관점에서 더는 먹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먹는 현실을 비난, 비판하는 건 해결에 도움 안 된다.

그보다는 잔혹한 상황, 비위생적인 상황을 개선하는 식으로 시장 규모를 줄여보자, 이 부분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나설 부분도 있다는 얘기를 전달합니다.

[앵커]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비위생적이고 잔혹한 현장.

이런 곳은 사실, 산업적으로 돈도 별로 안 되거든요.

업종 변경을 유도하거나 폐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빨리 정리하게 정부가 정책을 펴는 게,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물론 종사자를 위해서도, 국민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런데 관련 법이나 지원책이 아직 제대로 없다, 이런 얘깁니다.

[앵커]

유튜브에서 공짜로 볼 수 있다고요.

검색어가 뭐지요?

[앵커]

'누렁이'입니다.

[앵커]

네, 더 진지한 대화와 해법으로 가는 디딤돌이 되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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