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샤넬 '오픈런', 이젠 줄 서기 알바까지?
이어서 ET콕입니다.
전동 셔터가 올라가자 머리부터 들이밉니다.
매장 안으로 뛰어들어가더니 서로 먼저 물건을 사겠다며 몸싸움을 벌입니다.
미국 회원제 할인마트 코스트코의 중국 상하이 개장 첫 날 풍경입니다.
이처럼 문이 열리자마자 득달같이 달려가 쇼핑하는 것, 우리 말로는 개점 질주 영어로는 오픈 런이라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프랑스 유명 패션 브랜드,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전국 유명 백화점에서는 개장 전부터 긴 줄이 섰습니다.
서울에서는 해당 브랜드 가방을 사려 3시간 넘게 기다렸고, 부산에서는 100여명의 고객이 줄을 섰습니다.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인기 상품들이 순식간에 팔려나갔습니다.
오픈런 줄의 상당수는 리셀러 즉 재판매자라고 합니다.
고가 사치품, 소위 인기 명품을 매입한 뒤 시세가 높을 때 다시 파는 식입니다.
물론 실수요층도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고소득층 소비가 분출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를테면 해외 여행을 못 간 사람들이 돈을 명품 구입에 쓰고 있다는 식입니다.
실제로 관련 상품의 주요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습니다.
'명품'이 백화점업계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셈입니다.
긴 줄을 대신 서 주는 오픈런 아르바이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러고도 실패한 이들 사이에선 제품을 사고 못사고는 팔자에 달렸다는 의미의 '팔자 런', 푸념이 나옵니다.
한 개그우먼의 오픈 런 패러디 영상은 40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강유미/개그우먼 : "영업 끝나는 시간부터 줄이 몇 백 미터가 서 있더라고. 나 아주 혀를 찼어, 혀를 찼어. 경쟁이 너무 치열해."]
그간 못 쓴 내 돈을 쓴다는데 누가 뭐라 할까요.
보상 심리에 따른 소비는 실제 경기 회복을 앞당긴단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치품 소비는 소수만 누릴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버티며 일상 회복을 기다리는 이웃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오픈런, 고가사치품 소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소비라면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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