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남 늘었지만.. 집안일, 여성이 남성보다 2.6배 더한다

여성 1인당 가사노동 가치
돈으로 따지면 1년에 1380만원
하루 평균 205분, 남성은 64분
1인가구 반려동식물 케어 시간↑

아동, 노인 돌봄이나 청소, 음식 준비 등 가사노동이 창출하는 가치가 지난 2019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의 가사노동 가치는 5년 전(348만원)보다 50% 가까이 급증했지만, 여전히 여성 1명이 창출하는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1380만원으로 남성의 2.6배에 달했다. 아울러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이나 식물 돌보기에 소요되는 가사노동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밥 짓는 男 늘었지만…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9년 가계생산 위성계정(무급 가사노동가치 평가)'을 보면 지난 2019년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490조9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35.8% 증가했다. 이는 명목 GDP 대비 25.5%에 달하는 규모다. GDP 대비 가사노동 가치 비율은 2004년(22.1%)에서 2019년(25.5%)까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1인당 가사노동 가치도 949만원으로 5년 사이 33.3% 증가했다. 가사노동 가치에서 차지하는 여성 비중은 72.5%(356조원), 남성 비중은 27.5%(134조9000억원)이다. 성별 인구로 나누면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는 1인당 1380만원, 남성은 1인당 521만원이었다. 여성 1명이 수행하는 가사노동 가치가 남성의 2.6배에 달한 셈이다.

다만 남성의 가사노동 가치는 5년 전(348만원)과 비교해 49.6% 급증하면서 여성 증가 폭(27.9%)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가사노동 가치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22.8%에서 2019년 27.5%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남자의 가사노동 비중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기준 여성 1인당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205분이었다. 이는 남성(64분)의 3.2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여성은 하루 3시간30분가량을 가사노동에 썼다. 다만 남성의 무급 가사노동시간은 2004년 45분, 2009년 49분, 2014년 53분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60세 이상 가사노동 가치 68%↑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의 가사노동 가치가 5년 전보다 68.2% 늘면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폭 증가했다. 전체 가사노동 가치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7.5%로 늘었다. 60세 이상 가사노동 가치 비중은 2004년까지만 해도 17.1%에 불과했지만 최근 고령화로 인해 2019년 처음으로 30대(23.1%)를 추월했다.

가구원수별로 보면 1인 가구는 5년 전에 비해 7.7%, 2인 가구는 66.8%, 3인 가구는 38.0% 각각 증가했다. 가구 내 가구원수 감소로 4인 가구(21.3%)와 5인 이상 가구(10.8%)는 상대적으로 낮게 증가했다. 1~3인 가구 평가액 비중은 지속 감소한 반면 4인 이상 가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취업여부별로 보면 2019넌 취업자 평가액은 5년 전에 비해 42.7%, 비취업자는 30.0% 각각 증가했다. 취업자 남자 평가액 비중은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취업자 가사노동 가치를 성별로 보면 남자는 46.9%, 여자는 40.0% 증가했고 비취업자의 경우 남자는 65.7%, 여자는 24.7% 증가했다.

혼인상태별로 보면 미혼은 5년 전 대비 54.1%, 기혼은 34.2% 증가했다. 미혼 남자는 67.5%, 여자는 44.9% 증가했다. 기혼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를 성별로 보면 남자는 5년 전보다 65.7%, 여자는 44.9% 증가했다. 기혼 남자는 49.9%, 여자는 29.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문별로는 가정관리 가사노동 가치가 5년 새 44.3% 늘었다. 특히 반려동물·식물 돌보기가 111.2% 급증했다.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도 14.3% 증가했지만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노인 등 성인 돌보기(-10.9%)는 감소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