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정의선 회장, 로봇에 '1조 베팅'..현대차그룹 가족 '로봇기업' 실체는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향해 승부수, '1조' 투자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와 시너지 효과도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본 계약 체결 이후 인수 절차를 모두 마치고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를 인수했다.
이번 거래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약 11억 달러로 평가됐다. 인수 결과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보유하게 됐다. 인수 비용은 8억8000만달러(한화 9983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20%는 소프트뱅크그룹이 가진다.
정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사전행사로 열린 탄소중립 실천 특별 세션에서도 미래 사업에 대한 구상을 다시한번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자동차 기업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도심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수소 트램, 수소 선박 등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고객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비전(인지, 판단)등의 기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2004년 미항공우주국(NASA), 하버드 대학교 등과 4족 보행이 가능한 운송용 로봇 '빅 도그(Big Dog)'를 개발해 화제가 됐다.
이후 훨씬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빠르며 무게까지 줄인 4족 보행 로봇 '리틀 도그(Little Dog)', '치타(Cheetah)', '스팟(Spot)' 등을 공개했다.
2016년부터는 사람과 같이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물구나무서기, 공중제비 등의 고난도 동작까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지난 3월에는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이는 등 로보틱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예정이다.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글로벌 판매·서비스 및 제품군 확장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어떤 기업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서 모빌리티 분야를 넘어 전 산업 분야, 고객들의 모든 삶의 영역에 현대차그룹의 가치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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