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로봇 굴기' 본격화..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마무리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2021. 6. 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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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발표 6개월 만에 인수 완료
정의선 회장·현대차·모비스·글로비스 지분 참여
현대차그룹 지분 80% 확보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와 로봇 기술 시너지 기대
로봇 기술 적용된 모빌리티 구현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사업 본격화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정의선 회장 주도 하에 세계 최고 수준 로봇 전문 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인수를 발표하고 약 6개월 만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정의선 회장은 ‘로봇 굴기’를 통해 인류를 위한 진보를 목표로 브랜드 혁신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본계약 체결 이후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지배 지분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거래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기업가치는 약 11억 달러(약 1조2500억 원)로 평가됐다. 인수 마무리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확보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20%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정의선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체제 출범 이후 가장 큰 거래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 미국 출장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상황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로봇 시장은 서비스와 인명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수요와 센서, 모터 등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향후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함께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신사업을 통해 인류를 위한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해 기업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 회장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물류 로봇과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과 로봇 팔, 비전(인지·판단) 등 관련 기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 핵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창고와 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기술 및 사업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제조와 물류, 건설 분야에도 보스턴 다이매닉스 역량을 접목할 예정이다.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글로벌 판매와 서비스, 제품군 확장 등을 위한 지원도 병행한다.

그룹 주력 사업인 모빌리티 분야에 접목되는 로봇 기술은 가장 기대를 모으는 요소로 꼽힌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시대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새로운 제품과 제조기술, 서비스가 요구된다. 완전한 자율주행과 사물통신(V2X)을 통한 커넥티드 서비스 저변이 확대되고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첨단 인지 및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로봇 기술은 각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해야 하고 주변 상황 변화 등을 즉각 감지하거나 대응하는 각종 기술이 융합된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미래 모빌리티와 모빌리티 서비스 역시 로봇 기술이 적용돼 획기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발표하면서 “스마트모빌리티솔루션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그룹 역량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이 더해져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류의 행복과 이동의 자유,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기술이나 노하우를 빠르게 주요 사업에 적용하고 상용화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온 업체이기도 하다. 정의선 회장 체제 하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월드랠리챔피언십(WRC)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 월드투어링카챔피언십(WTCR) 등 자동차 경주에 참여해 확보한 기술을 고성능 브랜드 ‘N’과 양산차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왔다. 이를 통해 완성도 높은 고성능 모델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최근에는 i30 N과 벨로스터 N, i20 N에 이어 고성능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N’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라인업을 구축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분야가 다르지만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사업 진출이 가져올 변화에 기대가 높은 이유로 빠르게 안착한 고성능 브랜드 N 사례를 꼽기도 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30%)와 현대모비스(20%), 정의선 회장(20%), 현대글로비스(10%)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이번 인수 건을 마무리 지었다.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수소전기차 넥쏘 등 그룹 차량과 웨어러블 로보틱스, 보스턴 다이내믹스이 개발한 로봇 등이 등장하는 미래 비전 영상을 선보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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