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 "자체개발 위장약 최고 의약품 자리매김 확신"

이주원 기자 2021. 6. 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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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 초기부터 가슴쓰림 등 개선
美 등 기술이전 계약도 1조 넘어
당뇨병 신약은 2023년 출시 목표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사진 제공=대웅제약
[서울경제]

“자체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이 동일 계열 내 최고 의약품(best-in-class)이 될 것으로 자신합니다. 임상 3상 설계 단계부터 가슴쓰림과 기침 증상 개선 여부를 평가 지표로 반영했고 그 효과를 증명해냈습니다."

박준석(사진) 대웅제약(069620) 신약센터장은 21일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펙수프라잔’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으로 올 하반기 국내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이 신약의 연구부분 총괄 책임자이다.

박 센터장은 “펙수프라잔은 대웅제약이 지난 2001년 당뇨성 족부 궤양치료제 ‘이지에프 외용액’으로 국산 2호 신약 허가를 받은 뒤 2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라며 “치료 효과는 기본이고 기존 상용화된 약물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캐치해서 그 부분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펙수프라잔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조절해 과다를 막는 P-CAB계열 약물이다. 차세대 약물로 주목받고 있는 이노엔의 ‘케이캡’도 같은 계열이다. 펙수프라잔은 같은 계열 중에서는 유일하게 투여 초기(3일째)부터 밤낮 상관없이 가슴쓰림 개선 증상을 임상연구에서 보였다. 특히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게서 효과가 더 좋았다. 비교 약물인 ‘에소메프라졸’ 투여군 대비 3배 많은 환자가 펙수프라잔을 투여했을때 가슴쓰림 증상 개선 효과를 경험했다. 박 센터장은 “시중에 나온 약들도 이미 치료효과는 90% 이상이지만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었다"면서 “가슴쓰림과 기침을 임상 시 2차 평가 지표로 넣어 진행한 것은 최초”라고 말했다. 개선 효과가 입증된 덕분에 펙수프라잔은 현재 중국, 중남미, 미국 등에 총 1조20억 원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펙수프라잔이 세상에 등장하지 못할 뻔한 위기도 있었다. 박 센터장은 “2008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는데 4~5년 지난 시점에 도출한 후보물질에 대해 회사 내에서 ‘경쟁력 없다’는 평가를 받아 연구가 중단될 뻔 했다”면서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경쟁사들의 개발 상황을 볼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해 후보물질 도출부터 새로 착수했다”고 전했다. 마음고생이 심했을텐데도 박 센터장은 연구 성과의 공을 회사의 ‘영업력’을 돌렸다. 박 센터장은 “길게는 7년까지 걸리는 임상 1~3상을 3년9개월만에 해냈다"며 “대웅제약이 병원, 약국 등과 단단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은 덕에 환자 모집 등 과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올해를 기점으로 신약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다. 펙수프라잔의 뒤를 이을 주자로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이 꼽힌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오는 2023년 국내 발매가 목표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콩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소변으로 직접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실제 상용화에 성공하면 국내 최초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박 센터장의 장기적 목표는 기술이전에 의존하지 않고 상품화까지 자체적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임상 3상을 진행하려면 조 단위 비용이 들기 때문에 국내 신약 개발사들은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는 자체 기술을 뺏기는 방법일뿐더러 경제적으로도 손해일수 있다. 1조 원 규모 기술수출이라고 하더라도 사실 계약금액의 대부분이 상용화 이후 매출에 따른 사용료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내 제약사가 수령하는 금액은 2,000~3,000억 원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제약사들이 테마섹이란 국영 투자회사로부터 임상 3상 단계에 대한 투자를 받기도 한다"면서 “전 과정 자체개발 통해 국내 제약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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