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렌터카 없어서 못타"..美 보복여행 불붙었다
국내선만 보면 사실상 완전회복
주요호텔 여름성수기 이미 만실
수급불균형에 가격폭등 후유증
韓·美 노선 7월 예약도 늘어나
뉴저지주 뉴어크 국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직항 편이 다행히 있었지만 뉴어크 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항공기는 콜로라도주 덴버를 경유하는 편뿐이었다. A씨는 항공요금을 보고 한 번 더 놀랐다. 일반석인데 최저가 가격이 946달러라고 떴기 때문이다. 이 구간 항공권 평소 가격은 360~690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최근 미국 국내선 항공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현상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최근 일일 공항 이용객 수는 180만~200만명 안팎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80%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이용객이 3~4배 늘어난 것이다. 국제선 운항이 아직 정상화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선 운항은 사실상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셈이다.
극심한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는 분야는 항공뿐만이 아니다. A씨는 타고 다닐 렌터카를 알아보다가 '포스트 코로나'를 다시 경험했다. 작은 소형 세단을 빌리는 데 하루 200달러가 넘었기 때문이다. 이는 평소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한 렌터카 회사들이 제대로 차량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극심한 공급난이 빚어지고 있다. 공급은 제한적인 데 비해 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불과 2~3달 전까지만 해도 생존 기로에 섰던 호텔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비즈니스용 호텔은 아직 회복이 더디지만 여행지 호텔은 씨가 말랐다. 미국 동부 지역의 주요 해안도시 호텔은 주말엔 방을 구하기가 힘들 정도다. 카지노가 있어 유명한 뉴저지주 애틀랜틱 시티, 해안선이 독특해 인기가 많은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 메릴랜드주 오션시티 일대 주요 호텔은 이미 7~8월 내내 예약이 거의 끝났다. 1년3개월 이상 갇혀 있던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고 '보복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물론, 미국 밖으로 여행하는 것이 사실상 제한되자 미국 국내 여행지가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중남미를 중심으로 미국 인근 국가에서 '백신 여행'을 오는 수요까지 겹치며 최악의 침체에 빠졌던 관광업이 살아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근무하는 B씨는 지난달 말 플로리다주로 백신 여행을 왔다. B씨는 "보고타와 마이애미 왕복 항공료가 평소보다 3배 올랐고, 마이애미공항은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캠핑 수요가 급증하며 '크루즈 아메리카' 등 주요 캠핑카 대여업체는 캠핑카가 없어서 예약을 추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극심한 수급 불균형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주택, 중고차 시장이 팬데믹을 거치며 가격이 급등했듯이 여행 관련 생태계가 회복 과정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국제선 한미 노선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월 1일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교민들의 국내 가족 방문 시 격리의무가 없어지면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많은 6월 예약이 7월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기존에 운항하던 괌·사이판 노선 운항도 재개하고 있다. 괌·사이판 노선을 중심으로 이른 시일 내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이 시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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