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대학등록금 보조 정책 '튜이션 그랜트'

송아영 2021. 6. 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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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싱가포르에서 학비는 얼마나 들까? <3>

총 세 편의 기획 기사로 ‘싱가포르에서 교육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일반적인 학비와 정부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다. 지난 1편에서는 6세에서 15세까지의 에듀세이브, 2편에서는 16세에서 30세까지의 PSEA계좌에 대해 다루었다. 이번 3편에서는 싱가포르의 대학 등록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여러 나라의 대학교들은 내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의 등록금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한국의 예를 들면, 서울대학교의 경우 내국인 한국 학생들은 평균 600만원 정도의 학비를 매년 지불하고 있고, 외국인 학생들은 그 두배인 1,200만원 정도를 매년 학비로 지불한다. 미국과 영국 등의 유학생이 많은 비율을 차지 하는 대학교의 경우 외국인 학생들이 두 배 또는 세 배 이상의 등록금을 지불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점점 비싸지는 대학 등록금이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높은 교육열과 비싼 물가, 우수한 교육수준으로 잘 알려진 싱가포르의 대학교들의 등록금도 역시 비쌀까?

싱가포르의 대학등록금은 매우 독특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바로 튜이션 그랜트(Tuition Grant)라고 불리는 일종의 정부 보조금 또는 수여금 형식의 등록금 제도이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1년 학비를 찾아보면 대략 10,000싱가포르달러(한화 845만원) 이내의 금액을 싱가포르 학생들이 내고 있다. 하지만, 이 금액은 정부 보조금을 받았을 경우의 학비에 해당한다.

만약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을 때 정부보조금 없이 기본적으로 지불해야하는 2021년 등록금은 1년간 38,300싱가포르달러로 한국 돈 3,200만원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이 금액은 싱가포르인, 외국인 상관없이 같은 금액으로 생활비, 교재비, 실습비 및 다양한 부대 비용을 제외한 순수 학비에 해당한다.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만큼 크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와 교육부는 싱가포르인, 외국인 상관없이 학생들이 등록금을 보조해준다. 이렇게 보조금을 받는 형태의 등록금 시스템을 “튜이션 그랜트”라고 부르는데, 교육부로부터 튜이션 그랜트를 받게 되면 지불해야하는 학비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싱가포르 메니지먼트 대학교의 법학과 건물 입구 ⓒ송아영

앞서 예를 든 법학의 경우, 싱가포르인 학생은 12,650싱가포르달러(한화 1,060만원), 영주권자는 17,700싱가포르달러(한화 1,500만원), 외국인 학생은 27,050싱가포르달러(한화 2,300만원)를 1년동안 지불하면 된다.

대략적으로 싱가포르인 학생들에게는 70%의 보조금, 영주권자에게는 50%의 보조금, 외국인학생에게는 30%정도의 등록금 보조금 혜택을 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즉 싱가포르인의 경우 1/3의 등록금만 내고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서울대학교 학비가 연평균 600만원정도에 해당하고, 연세대학교의 연평균 학비가 900만원 인 것을 생각하면 정부보조금을 받았을 때 싱가포르인들의 학비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단, 튜이션 그랜트는 조건이 있다. 영주권자와 외국인 학생의 경우, 교육부의 혜택을 받아 싱가포르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되면 대학교를 졸업한 후 싱가포르에 남아 반드시 3년간 일을 해야 한다. 그 전에 싱가포르를 떠나면 받은 보조금을 되돌려내야 한다. 싱가포르인들은 특별한 신청이나 불이익 없이 무조건적으로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처음부터 3,000만원 이상으로 매우 비싸게 등록금을 책정해 놓고 정부보조금을 빌미로 학생을 붙잡아 두려고 하는 정책은 아닌가?

그래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와 비슷한 세계 랭킹을 유지하고 있는 세 학교를 비교해보았다. (QS 세계 대학 랭킹 2021년) 2021년을 기준으로 10위에 영국 런던대학교 UCL (University College London), 11위에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그리고 12위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교(Priceston University)이다.

QS 세계대학 순위, QS world university ranking 2021 홈페이지 순위 캡쳐

물론 전공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각 학교의 홈페이지 정보를 기준으로 보면, UCL의 경우 영국인 학생들은 9,250파운드(한화 1,460만원), 외국인 학생들은 31,200파운드(한화 4,925만원)를 매년 학비로 내고 있다.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우 내국인, 외국인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의 등록금이 평균 56,010미국달러(한화 6,250만원)에 이르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에 비해 더 비싼 수준이다. 그리고 영국이나 미국에는 싱가포르 처럼 튜이션 그랜트가 없고,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장학금을 알아보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영주권자로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나라씨는 올해 딸이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 입학했다. 나라씨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에서 우수한 대학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코로나19로 해외가 더욱 멀게 느껴지는 이 시기에 아이를 멀리 보내지 않아도 되기에 안심된다”라고 대답했다.

싱가포르는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우수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해외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튜이션 그랜트라는 제도를 통해 우수 인재들을 싱가포르에 머물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양질의 대학교육을 비교적 덜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대학교와 싱가포르 정부에게는 우수 학생을 아이비리그 등의 대학들에 뺏기지 않을 수 있는 전략이 되기때문에, 대학, 학생 그리고 싱가포르 정부까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총 세편의 기획기사를 통해서 싱가포르에서 학생들이 교육비로 대략 얼마나 지출해야 하는지, 싱가포르 정부의 정책은 어떠한 지 알아보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에듀세이브, PSEA, 튜이션 그랜트 등의 다양한 정부 보조금과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 특별 계좌 등의 섬세한 교육정책을 통해 학생들이 비교적 큰 경제적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 편의 기획기사를 통해 싱가포르가 교육선진국으로 불리는 이유가 더욱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싱가포르 = 송아영 글로벌 리포터 yossonga@naver.com

■ 필자 소개

런던대학교 UCL 교육대학원 IOE 교육과정 및 평가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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