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친환경 청구서' 독박..한전 올 적자전환 불보듯

백상경,오찬종 2021. 6. 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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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고유가 피해 떠안아
한전공대 운영비용도 부담
올해 적자전환 불가피할듯

정부가 올해 2·3분기 전기요금을 연속 동결하면서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적자전환도 가시화하고 있다. 한전은 저유가 덕분에 지난해와 올해 1분기 흑자를 냈다. 하지만 국제유가 등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이미 2분기 실적부터는 적자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21일 증권가와 에너지 업계에서는 한전의 2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전이 2분기에 영업손실 87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1분기 매출액 15조753억원, 영업이익 5716억원에 비해 크게 악화한 숫자다. 지난 4~6월분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빠르게 상승한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한전이 지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3분기 전기요금 인상까지 무산되자 업계에서는 한전이 또다시 적자 행진에 들어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경우 한전의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제유가는 2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으며 연일 상승세다. 일각에서는 올해 유가가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0.8% 오른 배럴당 71.6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6일에는 WTI가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72.15달러, 브렌트유가 2019년 4월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74.3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

적자가 계속 이어질 경우 탈원전 정책과 한전의 부실화는 가속할 전망이다. 한전은 이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를 떠안았다. 한전의 '2020~2024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연결기준 한전 부채는 지난해 132조4753억원에서 2024년 159조4621억원으로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백상경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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