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마나 '연료비 연동제'..결국 정치적 판단에 전기료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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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또 동결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을 고려하면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전기요금이 2분기 대비 kwh당 3원 올랐어야 하는데, 정부가 물가 인상을 우려해 제동을 건 것이다.
한국전력은 21일 올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2분기와 같은 kwh당 -3원으로 동결한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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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또 동결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을 고려하면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전기요금이 2분기 대비 kwh당 3원 올랐어야 하는데, 정부가 물가 인상을 우려해 제동을 건 것이다. 연료비 연동제가 '무용지물'로 전락하면서 전력 생산 원료인 연료비를 반영해 전기요금 체계를 현실화하겠다는 정부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전력은 21일 올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2분기와 같은 kwh당 -3원으로 동결한다고 공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부터 국제 연료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으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요인이 발생했다"면서도 "코로나19 장기화와 2분기 이후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정을 도모할 필요성을 감안해 3분기 조정단가는 2분기와 동일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한전에 통보했다.
3분기 전기요금은 3~5월 연료비를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이 기간 유연탄의 평균 세후 무역통계가격은 ㎏당 133.65달러로 2분기 기준 시점인 지난해 12월~올해 2월(113.61달러)보다 1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벙커씨(BC)유 가격은 17.8% 증가했다. 이 같은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한 조정단가(3원/kwh)를 적용하면 4인가구 월평균 사용량(350kwh) 기준 전기요금은 1050원이 올라야 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력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를 분기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지만, 매번 '유보권한'을 발동해 한 번도 연료비 상승분이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았다. 연료비 연동제 관련 지침에는 '유가가 단기간에 급상승할 경우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정부의 유보권한 조항이 있다.
정부가 두 차례 연속 전기요금 인상을 억누르면서 내년 대선을 감안한 정치적 결정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을 때도 4·7 재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당초 연료비 연동제 도입으로 전기 소비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한전의 실적 '널뛰기'를 방지할 수 있어 전력 생태계가 튼튼해질 것이라는 기대효과도 무산된 셈이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4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결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결정과는 반대로 국제유가는 계속 고공행진 중이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유가가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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