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 안전불감증 때문? '스프링클러 작동 막았나' 집중 조사

김기성 2021. 6.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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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번진 원인이 쿠팡 쪽의 안이한 초기대응 등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은 쿠팡 쪽이 화재와 연동된 스프링클러 작동을 막아뒀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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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스프링클러 꺼놓거나 오작동 정황"
"2018년에도 화재..안전조처 없었다" 주장도
21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닷새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번진 원인이 쿠팡 쪽의 안이한 초기대응 등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은 쿠팡 쪽이 화재와 연동된 스프링클러 작동을 막아뒀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이상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지난 20일 순직한 고 김동식(소방령)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빈소에서 “소방이 조사한 바로는 스프링클러 작동이 8분 정도 지체됐다. 원칙적으로 (스프링클러를) 폐쇄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를) 화재와 연동되지 않게 하면 기록이 남아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있다. (이 본부장 발언은) 현장 목격자와 대피자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한 1차 조사 결과로, 2차 조사와 현장 감식을 마쳐야 최종적으로 화재 원인과 작동 지체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부 목격자들은 “공개된 화재 당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에선 17일 오전 5시15분쯤 지하 2층 물품창고 진열대 쪽에서 연기가 피어올랐지만, 신고는 20분가량 뒤인 5시36분쯤 이뤄졌다”며 “화재경보가 울렸지만 대피 지시가 없었다”고 소방당국 쪽에 주장했다. 또 다른 노동자들은 “화재 당일 오전 5시10~15분께부터 경보가 울렸지만, 경보 오작동이 잦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진술했다.

이에 따라 25명으로 수사 전담팀을 꾸린 경기남부경찰청은 ‘쿠팡 쪽이 화재와 연동되는 스프링클러 수신장치 작동을 막아놔 화재를 키웠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보 오작동으로 물류배송 작업이 방해될까 봐 임의로 장치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확보된 시시티브이 녹화 영상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며 “화재가 완전히 진압돼야 정밀 현장감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물류센터에서는 2018년 2월에도 담뱃불에 의한 화재가 일어났으나, 그 뒤 제대로 된 안전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제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소방당국은 21일 완전 진화와 관련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내부 진화작업 가능 여부를 점검한 결과 ‘붕괴 위험은 크지 않으나 아직 중장비 투입은 위험하다’는 판단을 받아 소방관 70여명을 투입해 교대로 내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화재 면적이 워낙 넓어 ‘완전 진화 선언’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듯하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20분께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는 12만7178.58㎡에 이르는 이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당국은 물품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처음 불꽃이 튀는 장면이 폐회로텔레비전에 찍힌 사실 등을 들어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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