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칭'으로 선 넘은 '나혼산' [스경TV연구소]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21. 6. 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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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 18일 MBC 예능‘나 혼자 산다’이 가수 아이유 사칭한 목소리로 시청자의 눈쌀을 찌푸렸다. 사진 MBC


원년멤버 전현무의 복귀는 무색했다. 제작진은 조급했을까?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는 지난 11일 400회 특집으로 MC 전현무를 2년 만에 복귀시켰고 유야호(유재석), 송승헌, 임영웅, 다니엘 헤니, 노홍철, 이시언 등 스타들의 축하 영상도 준비했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현무가 복귀한 400회 특집 ‘나혼산’ 11일 시청률은 8.1%로 지난 회차(9.0%)에 비해 -0.9%를 기록했고 다음 회차인 18일 방송은 7.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더욱더 떨어지고 말았다.

급기야 전현무는 18일 방송에서 “복귀편 시청률이 떨어졌다”며 “잘못했습니다”라고 무릎을 꿇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어 다른 MC들이 시청률의 아쉬움을 토로하자 전현무는 “나가? 꿇어?”라며 자학적인 개그 코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나혼산’ 최근 시청률 추이(닐슨코리아 기준).


아무리 관심과 사랑이 부족하다손 치더라도 ‘사칭’은 아니다.

지난 18일 방송된 ‘나혼산’에서는 가수 쌈디(사이먼 도미닉) 편에서는 그가 가수 아이유가 출연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시청하는 장면이 그려졌고 이후 1부 말미에는 쌈디가 아이유와 전화를 하는 듯한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쌈디는 “아이유씨 저 방금 ‘나의 아저씨’ 마지막 회 보다가 엄청 울었어요”라고 말했고 이어 “아 진짜요? 그걸 보고 오셨구나”라며 아이유의 목소리와 흡사한 음성이 이어졌다. 이와 동시에 영상 하단에는 아이유의 사진과 ‘정말 맞아?’라는 자막이 그려졌다. 이후 이어진 2부에서는 해당 음성이 아이유와의 통화가 아닌, 오디오 SNS 플랫폼 클럽하우스 내 아이유를 성대모사한 일반인과의 대화임이 밝혀졌다.

‘사칭 아이유’ 해프닝은 8년간 400회 방송을 달성한 장수 예능의 제작진이 꾸민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을 넘은 ‘어그로(관심을 끌고 분란을 일으키기 위한 자극적 언행)’였다.

‘딥페이크’ ‘가짜 SNS’ 등 유명인이나 스타들은 사칭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문제 의식없이 목소리 사칭을 방송 홍보와 채널 고정에 이용한 점, 논란 이후 단 한 마디 반성이나 사과의 목소리가 없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논란을 의식한 듯 해당 ‘나혼산’ 방송분의 재방송과 VOD, OTT 서비스 영상에서 ‘사칭 아이유’ 장면을 슬쩍 삭제 편집하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는 그간 출연자들의 다양한 논란을 품어왔다. ‘여혐’ 논란을 일으킨 웹툰작가 기안84에 대해 일부 하차 요구에도 꾸준히 출연시키고 있으며 타 프로그램에서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박나래에게는 친 할아버지와의 눈물 어린 장면을 연출하며 논란을 희석시켰다.

금요 예능 1위 자리를 지켜온 ‘나혼산’은 흥미로운 게스트 섭외로 새로운 일상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고정층 잡기는 충분하다. 제작진 마저 이슈 만들기나 언론 플레이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 대중은 이미 피로하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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