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불매‧탈퇴 운동 불거진 이유 셋

송응철 기자 2021. 6. 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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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불매·탈퇴 운동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쿠팡 불매·탈퇴 움직임은 지난 19일 화재 진압에 투입된 고(故) 김동식 광주소방서 소방경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본격화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쿠팡 탈퇴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며, 탈퇴 방법을 알려주는 글도 수천 건씩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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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죽이는 무책임 기업' 프레임에 갇혔다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김범석 쿠팡 창업자 ⓒ쿠팡 제공

쿠팡 불매·탈퇴 운동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쿠팡 불매·탈퇴 움직임은 지난 19일 화재 진압에 투입된 고(故) 김동식 광주소방서 소방경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본격화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쿠팡 탈퇴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며, 탈퇴 방법을 알려주는 글도 수천 건씩 공유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하루 동안 트위터에는 쿠팡 탈퇴 해시태그를 단 글이 17만 건이나 올라오며 실시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①부실한 안전관리

쿠팡에 대한 불매운동이 불거진 건 비단 김 소방경의 순직 때문만이 아니다. 화재 과정에서 쿠팡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함께 드러난 결과다. 쿠팡 노조는 사고 다음 날인 지난 18일 사측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번 화재 원인이 된 전기장치에 대한 부분을 그동안 계속해서 지적해왔음에도 쿠팡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소방당국 조사 결과, 이번 화재 사고 당시 물류센터 내 스프링클러가 약 8분 동안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쿠팡 노조는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스프링클러를 꺼뒀기 때문에 작동이 지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스프링클러를 임의로 조작한 흔적이 발견될 경우 관련자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②창업자 책임 회피

여기에 화재 발생 직후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국내 모든 직책에서 사임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보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쿠팡은 김 창업자의 사임이 화재와 무관하게 결정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창업자의 사임이 이번 화재에 대한 책임을 넘어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처벌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불매운동의 수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실제, 쿠팡은 노동자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기업 중 한 곳으로 지목돼 왔다. 쿠팡 스스로도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경영 위험 요인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창업자는 국내 직위를 모두 내려놓으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처벌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다. 김 창업자는 앞서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에 대표이사직도 내려놓은 바 있다.

③부실한 사후 대응

화재 사고에 대한 부실한 대응도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이 화재와 관련해 사과를 한 건 화재 발생으로부터 32시간 뒤인 지난 18일 오후였다. 그마저도 사과에 나선 당사자가 김 창업자가 아닌 강한승 쿠팡 대표였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김 창업자는 그동안 계속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서도 단 한 번 고개를 숙인 적이 없다. 또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회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의 전무를 대신 보냈다.

그러나 김 창업자는 지난 19일 김동식 소방경의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여론은 여전히 싸늘했다. 김 창업자의 조문이 불매운동을 의식한 행보로 의심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 지난 20일 '고(故) 김동식 소방령님 유가족과 덕평물류센터 직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타오르는 분노를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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