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자 광풍..SK바이오팜 이어 국내 증시 두번째 '따상상상' 나왔다

강우석 2021. 6. 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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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기업 안 정해졌는데 주가 치솟아

SK바이오팜에 이어 국내 증시에서 '따상상상'을 거둔 두 번째 상장사가 나왔다.

지난주 코스닥에 입성한 삼성머스트스팩5호가 그 주인공이다. 비상장사를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상장 후 이같은 추이를 보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시장에선 일부 개인들의 '묻지 마 투자' 행태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21일 코스닥 시장에서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전일 대비 29.88% 상승한 주당 87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이 열린 직후 상한가에 쌓인 매수 잔량만 60만주를 뛰어넘으며 '따상상상'을 일찌감치 예약해 뒀다. 따상상상은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높게 형성된 뒤 3영업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거둔 것을 뜻한다. 삼성머스트스팩은 지난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공모주 시장에서 '따상상상'이 나온 건 SK바이오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외국인과 기관이 쉴 새 없이 매도했으나 개인들의 매수 행렬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코넥스 상장사 포함)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회사다. 상장 이후 3년 내로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야 한다. 스팩 설립 때 자본금을 투자한 발기인들이 합병 기업 물색 등 후속 업무를 맡는다. 머스트벤처스와 삼성증권이 삼성머스트스팩5호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머스트스팩5호의 급등을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상장한 지 닷새도 안 된 새내기 주식이라 합병 상대가 오리무중이어서다. 치솟은 주가는 발기인 입장에선 골칫거리와 다름 없다. 스팩 주가가 올라 시가총액이 커지게 되면 합병 시 비상장기업 주주가 받게될 주식 지분율이 낮아진다.

한 증권사 IPO본부장은 "스팩은 합병 시 가액을 시가총액 기준으로 산정해 주가가 오를수록 합병되는 기업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게 된다"며 "주가가 폭등할수록 합병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넘치는 유동성이 만든 거품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제자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같은 스팩 광풍은 '묻지 마 투자'와 다름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기적인 심리가 테마주, 우선주를 넘어 스팩으로까지 확산됐다는 얘기다. 이달 초엔 신규 상장한 지 반 년도 안 된 스팩 15종목이 무더기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주가가 오를수록 스팩이 해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며 "고가에 매수한 투자자들에게 손실이 돌아갈 수 밖에 없고, 거래량 자체가 적어 개인들이 무작정 들어갔다 손해 보는 경우가 잦게 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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