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달라진 대출 방정식..고신용 금리 올리고 저신용 깎는다

황두현 2021. 6. 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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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1~2등급 신용대출 금리 2.76%→3.04% 인상
케이뱅크도 고신용층 소폭 올려..대출 비중 조절 나선 듯
중저신용자 문턱 낮춰..카뱅, 한도 확대·금리 인하에 공급액 ↑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내부 전경(왼쪽), 케이뱅크 본점 전경 (각 행 제공)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2023년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고신용자 대출 금리는 올리고 신용도가 낮은 이들의 문턱은 낮추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총량에 더해 약정된 비율을 맞춰야하는만큼 고신용자 대출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카카오뱅크의 5월말 기준 일반신용대출 취급 금리는 3.73%로 연초(3.15%)와 비교하면 6.8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0.24%p 오른 3.26%, 신한은행이 0.3%p 증가한 3.26%인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주된 요인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확대다. 카카오뱅크의 고객은 지난해말만 하더라도 1~6등급군에만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고객군을 보면 7~8등급군까지 확대됐다. 이들의 대출 금리는 7.82% 수준으로, 3%대 초반이었던 평균대출금리를 올린 주된 요인이다.

신용평점으로 보면 올 2월 전체 고객의 평균 신용평점은 951점(KCB)에 달했으나 지난달에는 938점까지 하락했다. 5~6등급 고객의 평균 평점도 800점대에서 750점대까지 내렸다. 이들의 대출 금리는 7.82% 수준으로, 3%대 초반이었던 평균 대출금리를 올린 주된 요인이다. 저신용층 고객의 유입이 늘었다는 의미다.

물론 전 신용등급군의 대출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1~2등급 대출 금리는 2.76%에서 3.04%, 3~4등급은 4.26%에서 4.38%, 5~6등급은 5.57%에서 6.55%로 상승했다. 대출금리 산정의 근거가 되는 금융채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제외한 비상금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상품을 금융채를 기준으로 금리를 결정하는데, 산정 기준인 금융채(AAA) 1년물의 수익률은 연초 0.908%에서 지난 18일 1.140%로 올랐다.

케이뱅크도 연초와 대비하면 1~2등급 신용대출 금리가 2.88%에서 2.91%로, 3~4등급은 4.42%에서 4.54% 등으로 올랐다. 다만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평점 하위 50%(KCB 기준 820점이하) 대출 총량 외에도 취급 비중도 맞춰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도별 대출 문턱을 조절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고신용자에 대한 금리 인상을 통해 취급 비중을 줄임과 동시에 중저신용자 혜택을 늘려 유입을 꾀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말 10.2% 수준인 중저신용자 취급 비중을 올해말 20.8%까지 늘린 뒤 2023년까지 30%로 확대키로 했다. 케이뱅크는 작년말 21.4%인 비중을 2023년 32%까지 늘리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올해에만 2조5470억원(카카오뱅크 1조7602억원·케이뱅크 6232억원·토스뱅크 1636억원) 늘리기로 했지만, 가계대출 총량도 조절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고신용자 취급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와 함께 중저신용자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9일 자체적으로 개발한 새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했다. 이와 동시에 중신용대출 한도를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가산금리도 1.52%가량 인하했다. 이후 일주일간의 추이를 지켜본 결과, 대출 공급액이 앞선 7일보다 99.3% 늘어난 239억원까지 늘었다. 전체 신용대출 중 820점이하 고객 비중도 25.9%까지 확대됐다.

카카오뱅크는 8월 중신용고객 전용 상품을 출시할 예정인만큼, 하반기에는 이러한 수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증자를 통한 확충한 자본을 바탕으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주사인 BC카드의 결제 데이터 정보, 대주주인 KT의 통신기록 등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평가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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