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이하 아파트 씨 말랐는데"..'40년 모기지론' 실효성 의문

국종환 기자 2021. 6. 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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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서민·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대출금을 40년간 나눠 낼 수 있는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내놓았지만 집값 급등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택이 많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출만기 40년 보금자리론 대상은 집값 6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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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정해진 보금자리론 집값 기준 '6억' 여전히 그대로
서울 아파트 중윗값 10억 육박..6억원 초과 아파트가 83.5%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창구.©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금융당국이 서민·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대출금을 40년간 나눠 낼 수 있는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내놓았지만 집값 급등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택이 많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출만기 40년 보금자리론 대상은 집값 6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7월 1일부터 만 39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상품에 40년 만기 대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보금자리론은 소득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가 집을 살 때 2%대 고정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대표적인 정책금융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면 시중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7월부터 보금자리론 대출만기는 현행 최장 30년에서 40년으로, 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대 70%까지 허용된다. 다만 보금자리론 혜택을 볼 수 있는 집값은 6억원 이하다.

대출만기가 길어지면 그만큼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3억원을 대출받는 경우 30년 만기 조건(금리 연 2.85%)이면 월 상환 금액은 124만1000원이지만, 만기가 40년(금리 2.9%)으로 연장되면 105만7000원으로 15%(18만4000원) 줄어든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들어 집값이 워낙 많이 올라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씨가 마르면서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현 정부 출범 초기에만 해도 6억원 초반(2017년 5월 기준 6억635만원)대였으나, 이후 집값이 급등해 현재 10억원에 육박(2021년 5월 기준 9억9833만원)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의 83.5%가 6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집값은 더 올랐기 때문에 6억원 미만 아파트를 찾기는 쉽지 않다. 경기도에서도 입지 좋은 곳은 집값이 6억원을 훌쩍 넘어 보금자리론 조건에 맞는 집을 찾으려면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이로 인해 그동안 보금자리론 집값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으나 이번 대책에 반영되지 않았다. 보금자리론의 집값 6억원 이하 기준은 17년 전인 2004년에 책정됐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됐던 2009년 9억원 이하로 확대됐다가 2017년 다시 6억원 이하로 하향 조정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는 대신 9억원 이하 주택에도 장기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적격대출에 40년 만기 대출(대출한도 5억원)을 도입하는 보완책을 내놓았으나, 적격대출은 대출총량이 제한돼있어 신청이 어렵고 LTV 인정비율도 보금자리론보다 크게 낮아(규제지역 40~50%)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 지역 아파트 대부분이 6억원이 넘다 보니 40년 초장기 모기지 상품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저가 주택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집값이 더 오르는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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