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인터넷은행 전쟁 시즌2

양미영 2021. 6. 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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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금융] <인뱅 전쟁 2막①>
토스뱅크 출범에 카뱅은 상장 채비
칼 가는 케뱅..금융지주 참전 준비

디지털 금융의 대명사인 인터넷전문은행 전쟁 2막이 올랐다.

선두주자인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토스뱅크는 5년 만에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다. 금융지주까지 인터넷은행 설립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인터넷은행 전쟁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아이클릭아트

인터넷전문은행은 말 그대로 물리적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만 사업을 하는 은행을 뜻한다. ICT와 금융의 융합을 통해 금융산업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실제로 2017년 영업 개시 이후 인터넷전문은행은 꾸준히 성장하면서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효과 등에 힘입어 초반부터 기세가 무섭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 말 이용자 수가 1600만 명을 넘어섰고, 여수신은 각각 22조원과 26조원을 돌파했다. 자산 규모도 1분기 말 기준 30조원에 육박하며 웬만한 지방은행에 뒤지지 않는다.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017년 3분기 이후 가계 신용대출 증가분은 78조7000억원 수준인데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비중이 20%에 달했다.

실적도 좋다. 출범 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 1분기에도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기자본을 2조원으로 늘린데 이어 이르면 오는 7월 증시 데뷔까지 앞두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저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향후 기업가치는 금융지주들과 맞먹는 20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상장 은행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출범 후 상대적으로 크게 고전했던 케이뱅크 역시 올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5월 말 고객수가 605만 명, 여수신은 4조7400억원과 12조96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에 비해서는 한참 밀린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상화폐거래소인 업비트 계좌 개설 효과로 수신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다 유상증자 흥행을 통해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등을 벼르고 있어 가파른 여신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실적 역시 아직은 적자 상태지만 올 1분기 손실 폭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내년엔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자금 유치 조건으로 기업공개(IPO) 명시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이후 공격적인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제2의 도약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가운데 토스뱅크가 9월 출범을 확정지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은 더 뜨거워지게 됐다.

최근 금융당국의 본인가를 획득한 토스뱅크는 후발주자임에도 토스 앱을 그대로 가져다쓰는 '원앱(One App)' 전략과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내세우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정부가 토스뱅크의 영업인가에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목표인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죄고 있는 만큼 이들 3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경쟁 본격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인터넷은행 간 3자 구도 형성과는 별개로 주요 금융지주들 역시 인터넷은행 독자 설립을 고려하면서 인터넷은행 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굴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와 일부 지방금융지주들은 금융지주 차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독자설립 의견을 당국에 전달한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 과거 주요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모바일뱅킹서비스를 내놨지만 플랫폼 기반이 부족하면서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금융지주들은 기존 사업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별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엿보길 원하고 있고, 당국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취지를 높이기 위해 문턱을 낮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미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전통금융사와는 다른 플랫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들의 참전이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에서 주연 자리를 당당히 꿰찰지, 이번에도 한낱 조연에 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양미영 (flounder@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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