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오르나 했더니..수신상품 줄이는 은행 왜?

이윤형 2021. 6. 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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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작년말부터 수신상품 축소 움직임
저원가성 요구불예금 증가에 우대상품 유인 줄어
특화 상품에 우대금리 더하는 전략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은행들은 예적금 상품들을 대규모 판매 중단을 결정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시장금리 인상으로 그동안 초저금리로 외면 받았던 은행 상품에 관심이 이동할 수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최근 예·적금 상품을 판매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에서 수신상품 축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적금 상품수를 지난 4월 말 21개에서 다음 달 말 18개 수준으로 줄이고 올해 말까지 15개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예·적금 판매 중단을 이어왔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과 '신한 11번가 정기예금'은 각각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판매를 중지했다. 지난 3월 '신한 헬스플러스 적금' 외 2종의 수신상품도 중지됐다. 오는 25일부터 '신한 주거래 드림(Dream) 적금'과 '신한 인싸 자유적금' 판매도 중단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수신상품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예·적금 상품을 지난 4월 말 40개에서 36개로 줄이고, 지난 18일부터는 외화정기예금 5종(HI TECH 외화정기예금·모아드림 적립식 외화예금·모아모아외화적금·장기우대 외화정기예금·WISE-FX 적립식 외화예금)도 모두 판매 중지하기로 했다.

이밖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올해 들어 일부 수신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은행이 수신상품을 줄이는 데는 가상자산과 증시가 주춤하면서 투자처를 잃은 자금들이 은행으로 흘러들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증가하고 있는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개 은행의 총 수신 잔액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월 기준 평균 38.33%로 전년 동기 33.82%보다 4.51% 급증했다. 고금리인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3월부터 은행채도 순상환 기조로 전환한 상태다.

유동성으로 은행권에 수신이 몰리면서 굳이 예·적금 상품을 늘려 자금을 끌어올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추세에 맞춰 수신 상품을 간편화하는 추세가 반영된 일종의 상품 구조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상품 운영비용을 줄여 특화 상품에 더 많은 우대 혜택을 담기 위한 방책이라는 이유도 더한다.

신한은행이 지난 16일 내놓은 '신한 알.쏠 적금'은 신용카드 이용실적이나 자동이체 등 저마다 다른 거래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던 기존 상품들을 하나로 합쳤다. 적금 5종의 우대금리를 모두 합친 상품으로 월 300만원 이내 입금 가능하고 만기 별 금리는 최고 연 1.3% 우대 이자율을 적용해 12개월 이상 최고 연 2.1%(기본 이자율 연 0.8%), 24개월 이상 최고 연 2.2%(기본 이자율 연 0.9%), 36개월 최고 연 2.3%(기본 이자율 연 1.0%)이다.

또한 우대금리를 대폭 높인 '신한 더모아 적금'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만기 6개월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1000원부터 30만원까지 입금이 가능하며 기본이자 연 1.0%에 우대금리 연 6.0%를 더해 최대 연 7.0% 금리를 제공한다. 이 적금은 9월30일까지 10만좌 한도로 판매된다.

우대금리는 직전 6개월간 신한카드(신용) 이용 이력이 없는 고객이 신한 더모아 카드를 발급받고 적금기간(6개월) 동안 60만원 이상 이용하면 연 5.0%를, 추가로 신한카드 마케팅 동의 및 한도상향 동의 시 연 1.0%를 더 받을 수 있다.

디지털금융이라는 간편성에 맞춰 복잡했던 시중은행의 상품 라인업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중은행들의 수신상품 목록은 스마트폰에서도 스크롤을 내려가며 확인했어야 했는데 최근에는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주력 상품만 남겨두는 등 상품 라인업에도 간편화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형기자 ybr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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