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 "멜로물 갈증, 고작 한편 가지고 풀리겠냐 2탄 3탄 기대"

김지은 2021. 6. 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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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빛나는 순간' 제주 해녀 역
33세 차이 지현우와 로맨스 눈길
[서울=뉴시스] 영화 '빛나는 순간' 고두심. (사진=명필름 제공) 2021.06.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사람이 살면서 인생의 빛나는 순간이 몇 번이나 찾아올까요? 관객분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나의 빛나는 순간은 언제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고두심이 제주 해녀 역을 맡은 '빛나는 순간'으로 관객들 맞는다. 실제 해녀를 방불케 하는 실감나는 생활 연기는 물론이고 49년 연기 내공으로 노년에 찾아온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21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두심은 "이 작품의 배경이 제주이고, 제주 해녀들이 숨 쉬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보니, 내가 적역이다'라고 생각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 영화는 운명적으로 내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기대 속에서 시작했어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라왔기 때문에, 그 어느 배우보다 내가 더 표현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부심도 있었죠. 그런 생각들이 모여 진옥이라는 역할을 맡게 됐어요."

33세 나이 차이를 극복한 고두심과 지현우의 로맨스로 눈길을 끈 '빛나는 순간'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역사 속에 한 해녀의 삶과 사랑을 진솔하게 녹여냈다.

해녀의 삶을 본격적으로 다룬 드문 영화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고두심을 염두에 두고, 그녀의 얼굴에 제주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빛나는 순간' 고두심. (사진=명필름 제공) 2021.06.21 photo@newsis.com

고두심 개인으로도 의미는 남다르다. 고향인 제주에서 제주를 대표하는 해녀 역을 맡았기 때문.

"제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주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영화를 촬영한 자체도 너무 좋았죠. 내 입맛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고, 여러 가지 좋은 경험을 한 시간들이었어요."

'진옥' 역할을 위해 중점에 둔 부분에 대해서는 "제주도라는 지형 자체가 척박하고, 아픔이 큰 곳이다. 그런 곳에서 운명적으로 해녀의 삶을 살아온 분들의 애환과 여자로서 놓으면 안 되는 감성의 줄을 끝까지 붙들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낸다는 그 자체에 무게를 두고 연기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해녀 삼춘들을 많이 접해왔다. 해녀 삼춘들이 물질을 하고 나오면 굉장히 배고파한다. 물질을 하고 나온 해녀 삼춘들과 고구마, 빵을 뜨겁게 만들어서 함께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그때 해녀 삼춘들의 표정들을 기억에서 떠올려 진옥을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수영을 잘 하지 못하는 그로서는 해녀 역할이 도전과도 같았다."영화를 위해 수영 연습을 많이 했다"는 고두심은 "해녀 역할이라 물속에서의 촬영이 많았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몸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빛나는 순간' 스틸. (사진=명필름 제공) 2021.05.24 photo@newsis.com

영화는 각자의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해가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따뜻하게 비춘다. 70세 제주 해녀와 30대 다큐멘터리 PD의 사랑 이야기는 '국민 엄마'란 수식어를 드는 그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70세 노년의 여성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고두심은 "전원일기를 하면서 국민 맏며느리가 됐고 이후에 국민 엄마가 됐는데 연하와 연애하는 역할이라 부담이 됐다"면서도 "시대가 변했고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멜로물에 갈증이 있었다"며 "고작 한편 가지고 풀리겠냐. 2탄, 3탄이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활짝 웃었다.

진옥 캐릭터에 대해서는 "70살이 넘어도 '여자'라는 걸 버리지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가 되고 어렵고 팍팍한 삶을 살더라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이성의 감정을 느낀 것 같다"고 역할에 공감했다.

이어 "흔치 않지만 세상에 이런 사랑도 있을 수는 있지 않나. 나 또한 '전혀 못 해'라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 경우가 오지도 않겠지만, 온다고 해도 거부감이 들고 그러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람에게는 양면성이 아니라 다양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인생에 한 번쯤 찾아오는 빛나는 순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영화죠. 나의 빛나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나의 빛나는 순간은 언제 또 찾아올까? 이런 기대감과 희망을 마음속에 품고 봐주셨으면 해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30일 개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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