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돈으로 따져보니.. 여성 1380만원·남성 521만원

이호준 기자 2021. 6. 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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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2.6배 '여성 독박' 여전
남녀 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
연간 가치, GDP의 25% 넘어서

[경향신문]

집 안 청소나 빨래, 요리처럼 가사노동이 창출하는 가치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5%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1380만원으로 남성 521만원의 2.6배에 달했고, 다만 남녀 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을 보면 2019년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490조9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35.8% 늘었다. 이는 명목 GDP의 25.5%에 달하는 규모로, GDP 대비 가사노동 가치 비율은 2004년(22.1%)부터 2019년(25.5%)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인당 가사노동 가치는 949만원으로 5년 새 33.3% 늘었다. 가사노동 가치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비중은 72.5%(356조원), 남성은 27.5%(134조9000억원)이다. 이를 성별 인구로 나누면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는 1인당 1380만원, 남성은 1인당 521만원이다. 여성 1명이 수행하는 가사노동 가치가 남성의 2.6배에 달하는 셈이다.

다만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가 늘면서 여성의 가사노동 편중 현상은 개선되는 추세다. 남성의 무급 가사노동 시간은 2004년 하루 45분에서 2019년 64분으로 19분 늘었고,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하루 226분에서 205분으로 21분 줄었다. 이에 따라 가사노동 가치의 성별 구성비도 2004년 여성 77.2%·남성 22.8%에서 2019년 여성 72.5%·남성 27.5%로 개선됐다.

고령화 영향으로 노년층의 가사노동도 늘었다. 60세 이상의 가사노동 가치는 5년 전보다 68.2% 늘면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가사노동 가치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7.5%로 늘면서, 30대(23.1%)를 제치고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구원수별로는 1인 가구의 가사노동 가치가 5년 전보다 79.7% 늘었다. 2인 가구는 66.8%, 3인 가구는 38.0% 각각 증가했다. 반면 4인 가구(21.3%)와 5인 이상 가구(10.8%)는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았다. 특히 1인 가구 확산 등으로 1~3인 미니 가구의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 비중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가족구성원 4인 이상 가구의 비중은 빠르게 줄었다. 1~3인 가구의 가사노동 평가액은 2004년 전체의 39.7%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57.3%로 증가했다. 4인 이상 가구의 평가액 비중은 같은 기간 60.3%에서 42.7%로 줄었다.

가사노동 종류별로 살펴보면 가정관리 가사노동 가치가 5년 새 44.3% 늘어났다. 특히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가 111.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는 14.3% 증가했는데, 미성년자 돌보기가 16.9% 늘어난 가운데 성인 돌보기는 10.9% 오히려 줄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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