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北, 조건 없이 만나자는 제안에 긍정적 반응 기대"

"대화와 대결 모두를 언급한 김정은 최근 발언 주목"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21일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가운데)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왼쪽), 일본의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 “우리의 조율되고 실질적인 접근법은 북한과 외교에 열려있고 이를 모색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앞서 열린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도 여러 차례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대화와 대결 모두를 언급한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주목하며, 우리 역시 어느 쪽이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평양으로부터 만남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당 전원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한다”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김 위원장의 대화 언급이 우리가 곧 긍정적 회신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내놓았는데, 여기서 그치지 말고 미국의 대화 제안에 응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며 북한에 만남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구체적인 답신을 하지 않고 있다.

노규덕 본부장은 한미 협의 모두발언에서 “한국 정부는 한미간 협의와 조율을 통해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상호 이익이 되는 선순환 구조의 복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협의 뒤 김 대표는 “유의미한 남북 간 대화와 협력, 관여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언급한다”고 했다.

이번 한미·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대면협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노 본부장은 오후에 일본의 북핵수석대표인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또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도 이날 오후 후나코시 국장과 한일 국장급 협의를 하고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 한일 간 현안도 논의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