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연료비 연동제 '유명무실'.."대선 앞둔 4분기도 동결 전망"

박기락 기자 2021. 6. 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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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전기요금에 연료비를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됐지만 2분기 연속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도 전기요금 산출 내역을 설명하는 자료에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로부터 Δ코로나19 장기화와 2분기 이후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정을 도모할 필요성 Δ1분기 조정단가 결정시 발생한 미조정액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동결'을 통보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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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조정단가 kWh당 '-3원' 유지..연료비 고려시 3원 올라야
정부, 4분기 인상 가능성 내비쳐..전문가 "내년 선거 앞두고 인상 쉽지 않을 것"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이 서민물가 안정 차원을 이유로 동결됐다. 21일 한국전력공사는 7~9월분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올해부터 국제 유가와 LNG·석탄 수입가격 등락을 반영해 3개월 주기로 전기요금을 바꾸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왔다.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는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정부가 최근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인해 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에 숫자가 표시되고 있다. 2021.6.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올 들어 전기요금에 연료비를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됐지만 2분기 연속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졌지만 정부가 이를 제지하면서 한전의 실적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21일 올해 7~9월분(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올 2분기 전기요금도 1분기와 마찬가지로 직전분기 연료비 하락 추세를 감안해 1킬로와트시(kWh)당 3원을 인하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전은 연료비와 연동한 원가연계형 전기 요금제를 올해부터 도입하고 세번째 조정에 나섰지만 정부는 '동결'을 통보했다.

3분기 전기요금은 올 3∼5월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됐다. 한전이 공개한 요금 산정내역을 보면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벙커C유 등 연료비의 3개월간 추이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는 1kWh당 '0원'으로 산출됐다. 2분기 적용됐던 '1kWh당 -3원'보다는 3원이 오르는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이지만 정부는 동결을 결정했다.

3분기 전기요금 산정 기준이 되는 3∼5월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64달러로, 직전 3개월보다 16%가 올랐다. 하지만 최근 급격하게 오른 소비자물가와 하반기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동결'을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하면서 9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전도 전기요금 산출 내역을 설명하는 자료에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로부터 Δ코로나19 장기화와 2분기 이후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정을 도모할 필요성 Δ1분기 조정단가 결정시 발생한 미조정액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동결'을 통보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부담이 커지긴 했지만 인상 요인이 있었던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연료비 연동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변동하는 국제 연료가격에 따라 연료비 증감분을 적기 반영하고, 변동요금을 예고해 합리적인 전기소비와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려는 당초 도입 취지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억누르면서 한전 실적에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지금과 같은 전기요금을 유지할 경우 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를 감안해 이번 3분기 전기요금 발표를 통해 정부는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이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추세가 지속될 경우 4분기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4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기요금을 적기에 인상하지 못한 부담이 한전의 실적 악화는 물론, 발전 사업자와 정부의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전가 되면서 전력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kirock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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