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e커머스, 위메프·티몬 '체제 정비' 완료하고 존재감 키운다
쿠팡의 미국 상장과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유력 등으로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위메프와 티몬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며 본격적으로 새판짜기에 나섰다. 두 업체는 다양한 정책으로 반전 서사를 쓰며 쿠팡과 함께 과거 소셜커머스 '3형제'로 언급되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단 목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16일 콘텐츠 플랫폼 기업 아트리즈의 장윤석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지난 5월 전인천 재무 부문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을 새로운 대표로 선임한 데 이은 것이다. 앞서 위메프도 오랜 기간 계속됐던 직무대행 체제를 마무리하고 올 2월 하송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실적 뒷걸음질…내부 분위기 개선 힘주는 신임 대표들
e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두 업체는 수장교체 승부수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수혜로 e커머스 선두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성장했지만, 위메프와 티몬은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위메프는 매출액이 2019년 4653억원에서 2020년 3853억원으로 1년새 17% 감소했다. 티몬은 2020년 매출액이 1512억원으로 전년 1722억원 대비 12% 줄어들었다. 그만큼 본격적인 전략 수정이 필요했다.
두 업체의 신임 대표들은 '내외부 체질개선'에 방점을 찍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 사기가 진작돼야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고 보는 만큼 내부 관리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하송 위메프 대표는 내부 분위기 개선을 위해 조직문화 변화에 나서 직급제를 폐지하고 개인별 등급 평가제도를 없앴다. 또 동료 간 코칭 문화를 조성하는 'WEVA(W Employee Value Add) 1.0'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본인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상향평가 '키퍼 테스트(Keeper Test·직원 스스로 회사에 머물 가치가 있는지 돌아보는 테스트)'도 도입했다.
티몬도 내부 분위기를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여러 시도 중이다. 전인천 티몬 대표는 혼잡한 점심 식사 시간대를 피할 수 있는 점심시간 유연제를 도입하고, 분기별 1회 단축근무제도인 패밀리데이도 확대하기로 했다. 전 대표는 취임 후 수 차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도가 두렵지 않은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래픽 높여라"…판매자·소비자 모으는 데 집중
나아가 두 곳 모두 트래픽을 높이는 데 힘을 주고 있다. 티몬은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 '라이브커머스' 티비온 강화를 목표로 걸었다. 아트리즈 인수를 추진 중이기도 한데, 아트리즈가 가진 모바일 콘텐츠 제작 역량을 통해 티비온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미있는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제공을 통해 고객들이 매일 티몬 앱을 찾을 수 있도록 해 트래픽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티몬은 지난 4월부터 '판매수수료 -1% 정책'도 운영 중이다. 입점하는 판매자에게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오히려 판매금액의 1%를 주는 정책으로, 더 많은 판매자와 판매 상품군을 통해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서다. 티몬은 또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신선식품' 강화를 위해서 지난 4월 초부터 '슈퍼마트'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 중소 슈퍼마켓과 제휴해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로 중개 O2O(Offline to Online) 플랫폼으로서 수수료를 창출할 수 있어 티몬의 수익성 개선에도 보탬이 된다.
위메프도 본격적인 변화에 나섰다. 최근 e커머스 시장에서 식품, 패션, 여행, 리빙 등 '전문몰'의 인기가 높아지자 위메프도 지난 5월 론칭한 'W여행컬처'를 포함해 'W스타일', '맛신선', 'W홈즈' 등 전문 앱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패션·뷰티·식품·리빙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해 특수한 수요를 가진 소비층을 타깃으로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지난 1일부터는 무료 멤버십 'VIP클럽'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30만원의 쇼핑 금액이나 5번의 횟수만 충족한 이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티몬의 '판매수수료 -1% 정책'에 대항해 위메프는 지난 4월부터 업계 최저수준인 2.9% 정률 수수료율을 도입했다. 모든 카테고리의 상품에 대해 업계 평균 수수료율(13.6%)의 5분의 1 수준이 적용된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태가 쿠팡 등 선두주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에 두려움이 있다"며 "지금 뒤쳐지면 영영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에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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