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부동산' 장나라 "정용화와 러브라인? 기대했다면 죄송"[M+인터뷰]
‘대박부동산’ 장나라가 씨엔블루 정용화와 강렬한 퇴마 호흡을 보여준 가운데 기존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아닌 시크하고 차가운 매력을 발산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6일 오후 장나라는 KBS2 드라마 ‘대박부동산’(연출 박진석, 이웅희‧극본 하수진, 이영화, 정연서)의 종영 인터뷰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대박부동산’은 공인중개사인 퇴마사가 퇴마 전문 사기꾼과 한 팀이 되어 흉가가 된 부동산에서 원귀나 지박령을 퇴치하고 기구한 사연들을 풀어주는 생활밀착형 퇴마 드라마다.
극 중 장나라는 특전사에 밀리지 않는 무술 실력, 단호한 결단력을 가진 실력파 퇴마사다. 그러나 엄마의 원귀를 20년째 보내지 못했으나, 특별한 영매 오인범(정용화 분)을 만나며 보내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동업을 시작하는 인물이다.
기존 동안 미녀로 알려진 장나라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발랄한 이미지, 성숙한 어른의 매력을 연기해온 바 있다. 그러던 중 이번 ‘대박부동산’을 통해 그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180도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강렬하면서도 시크한 매력, 터프하면서도 걸크러시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장나라의 이런 변신 역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요소로 다가오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장나라의 배우로서가 아닌 가수로서의 면모도 느낄 수 있었다. OST ‘DAYDREAM(데이드림)’을 통해 3년 만에 가수로서의 매력도 발휘했다. 이번 곡을 통해 장나라의 러블리하면서도 청아한 보이스를 재차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2막의 접어든 ‘대박부동산’의 서사에도 힘을 실어주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그런 덕분에 ‘대박부동산’은 시청자들에게 가수로서와 배우로서의 장나라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충분히 매력적인 드라마로 다가왔다.
그만큼 장나라 역시 ‘대박부동산’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솔직하고 유쾌하게 종영소감과 비하인드 등을 풀어냈다.
▶이하는 장나라와의 화상인터뷰 전문
Q. ‘대박부동산’이 종영했다.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A. 다들 너무 고생하셨다. 우리팀들 다 고생하셨다. 1월 되자마자 시작했는데 그 무렵에 너무 춥지 않았냐. 배우분들만 아니라 스태프분들도 추웠다. 한파였던 날은 허리가 아프더라. 다들 너무너무 고생하셔서 종영했을 때는 ‘다행이다. 끝났다’ 했다. 너무 수고하셨다. 그 추위를 겪었으니 더 더워지기 전에 끝나, 더위는 안 겪어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Q. ‘대박부동산’을 출연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지 궁금하다.
A. 일단 대본을 봤을 때 역할이 퇴마사였다. 이런 역할을 인생에서 만날 수 있을까 해서 끌렸다. 대본 내용도 되게 마음에 들었다. ‘이거는 파격적인 변신을 할 수 있겠어’ 보다 ‘이거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결과는 나 자신은 열심히 했다. 만족스러운 거는 모자란 점도 많아서 모르겠지만 열심히는 했다고 생각한다
Q. 홍지아라는 캐릭터는 기존의 장나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캐릭터를 구축했을까.
A. 연기적으로는 안 해본 캐릭터이고, 내 인생에서 만날까 싶은 독특한 장르이기도 했다. 오컬트도 그렇지만, 퇴마사라는 게. 일단은 비주얼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뭘 참고했다기보다 대본에 충실하게 해서 보여드리려고 했다. 성격이나 외면이나 말투나 명확하게 쓰여져 있었다. 비주얼적으로도 많이 준비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둥글둥글하고 납작해서 날카로운 인상이 안 나온다. 어떻게 날카로운 인상을 만들까 하다가 눈을 좀 치켜뜨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눈을 치켜뜨는 것도 눈꼬리가 올라가야 되더라. 집에서 눈을 치켜뜨는 연습을 계속했다. 원래 눈동자가 위로 안간다. 이마를 붙잡고 치켜뜨는 연습을 해서 좀 날카로운 인상을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연기할 때도 톤도 많이 낮추려고 대사 전에 발성 한 번 씩해서 쭉쭉 내려서 대사하고 그랬다.
Q.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일까.
A. 남기애 선배가 연기한 주경희 여사님의 에피소드, 그린 빌라 사건이다. 옥탑방에 사는 만삭의 딸이 그 위험한 계단을 힘들게 걸어 올라가는 걸 보고 집을 어떻게 해주고 싶은데, 전세를 알아보다 분양사기에 걸린 사건이다. 작은 집에 이사와서 가구를 예쁘게 닦고 자장면을 시켜 먹고 하는데 철거하는 분들이 흙발로 와서 마루를 짓밟는 신을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엄마 생각도 많이 났다. 그런 일이 있던 건 아니지만, 사기도 사기지만 마음이 너무 짓밟혀서 원혼이 된 게 아닐까 싶은 에피소드였다. 또 안길강 선배님이 맡은 도학성 역할이 악역이었다. 안길강 선배님은 너무 좋은데 도학성은 돈 때문에 사람도 너무 많이 죽이고 때리고 못된 짓을 많이 했다. 그러다 둘이 마주하는 장면에서 홍지아(장나라 분)가 ‘이제 보니까 당신이 살아있는 달걀귀네요’라고 하는 신이 있다. 그 대사를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전혀 그런 신이 아닌데. 마음이 너무 안좋았다. ‘왜 도학성이라는 사람은 저렇게까지 나쁠까. 왜 저렇게까지 할까’ 했다. 실제로 살면서 마주친 느낌이라 대사를 하면서 속상했던 신이었다.
Q. 정용화와 8살 차이를 좁히고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 실제 촬영을 하면서는 어땠는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홍지아와 오인범(정용화 분)의 러브라인을 기대하는 반응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일단은 정용화라는 친구는 나이 차이가 나랑 꽤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프로페셔널한 친구였다. 같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힘이 많이 됐다. 강말금이나 강홍석이나 다들 모였을 때, 특히 강홍석과 정용화가 현장 분위기를 많이 올려줬다. 우리가 (기분이) 뚝 떨어지기 좋은 분위기였는데 정용화가 그걸 살릴 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촬영할 때 너무 즐거웠다. 재주가 많은 친구다. 노래는 말할 것도 없지만 모창을 잘한다. 쉬지 않고 모창을 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이 친구를 보며 웃게 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연기도 진지하게 임하고 빨리 발전하는 스타일 같더라. 눈에 띄게. 열심히 잘한다고 생각했다. 본디 똑똑한 친구 같았다. 영민하고 심성도 곱고. 누나와 형들이 예뻐하는 동생이었다.
A. 러브라인은 드라마 미팅을 했을 때부터 없는 걸로 이야기를 잡고 갔다. 내가 좋아하는 관계성과 작가님, 감독님이 좋아하는 관계성이 맞았다. 예전에 ‘엑스파일(X파일)’ 멀더와 스컬리의 열혈 팬이었다. 그 관계성을 굉장히 좋아했다. 뭔가 그 당시에 ‘엑스파일’ 팬들이 그들이 잘되길 바랐지만, 그런 관계가 아니지 않았냐. 남녀의 러브라인 같은 걸 뛰어 넘어서 서로의 목숨을 맡길 수 있는 관계. 애시당초에 그렇게 러브라인을 잡고 가지 않았는데, 바라셨던 분이 있다면 죄송하다. (웃음)
Q. 주 사무장 역의 강말금과 허 실장의 강홍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A. 일단 강홍석은 나랑 붙는 신들이 많긴 했는데 정용화나 강말금처럼 둘이 대화를 나눠볼 시간은 넉넉지 않았다. 활발하고 몹시 성실한 친구라 현장을 즐겁게 만들고 준비도 철저하게 하고 애드리브도 다채롭게 준비했다. 정말 잘 만났다. 강홍석이나 강말금이나 정용화나 진짜 잘 만났다. 며칠 전에 넷이서 밥을 먹었는데 ‘우리 넷이 잘 만났다’라고 자화자찬일지 모르겠지만 뾰족할 수 있는데 넷 다 몽글몽글해서 제대로 만났다고 했다. 강말금은 왜 강말금이라는 이름을 쓸 수밖에 없는지 알겠더라.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맑지? 제발 저 사람에게는 풍파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다. 비유로 들면 참 크래커 같다. 과자로 치면 담백한 듯하면서도 뭔가 계속 손이 가고 이게 파삭한 것 같은 데도 맛이 뚜렷하게 남는 느낌이 있다. 강말금이 주 사무장의 그런 면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너무 가지도 않고 너무 닿지도 않게 냉하면서 안에 있는 따뜻한 면을 연기를 잘해줬다. 호흡이 좋기도 했다. 드라마 하면서 편지를 두 번이나 받았다. 편지처럼 장문의 문자를 한두 번 받았는데 너무 큰 힘이 됐다. 언니도 그 정도의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 못하겠지만, 마지막에 받은 편지를 받을 때는 드라마를 마무리할 때라 나도 속상한 부분이 없지 않았는데, 아쉬움이나 속상함, 앙금 같은 거 없이 ‘대박부동산’을 보내줄 수 있게 응원하는 문자를 보내줘서 큰 힘이 됐다. 내가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몇 번씩이나 볼까 싶었다. 너무 감사한 멤버들이었다.
Q. 매회 폭풍먹방을 했는데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는지, 기억에 남는 음식이 있다면? 또 장나라의 소울푸드는 무엇일까.
A. 소품팀 분들이 엄청 일을 많이 했다. 퇴마할 때는 소금진을 그리고 난리였다. 대본에 ‘산더미처럼 쌓인 음식’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음식’이라 적혀 있어 그것도 다 준비하셨다. 그런데 어느 날 크림새우가 너무 먹고 싶어서 귀침 종이 남는 거에 그냥 크림새우를 적었다. 그런데 그걸 소품팀이 보고 준비해줬다. 그것도 감독님이 가시는 비싼 중국집에서 사와서 세팅해주신 거다. 그걸 너무 맛있게 먹었다. 맛도 있었지만, 그렇게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했다. 요즘 영혼의 음식은 엄마랑 둘이 먹는 샤브샤브다. 요즘 주문해서 많이 먹지 않냐. 일산에 있는 집인데, 다른 샤브샤브는 고기를 많이 넣으면 국물이 탁해지는데 여긴 안그런다. 벌써 한 열다섯번째 시켜먹었다. 엄마랑 둘이 많이 먹으면서 소울 푸드처럼 자리 잡았다.
Q. 어느덧 장나라는 데뷔 20주년을 넘어섰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올해가 20주년이다. 가만히 앉아서 20년씩이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나도 엄청나게 노력한 부분도 있지만 보시는 분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예쁘게 봐주셔서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
Q. ‘DAYDREAM’으로 OST를 발매해 화제였다. 가수로서 장나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규앨범 계획은 있을까.
A. 아직 전혀 계획은 없다.
Q. 마지막으로 장나라를 롤모델로 삼는 후배들이 많아지고 있다.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A. 진짜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 그럴 려면 아직 한참을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선배배우로서 조언을 해주고 싶은 건 ‘같이 열심히 하자’다. 똑같은 것 같다. 시작한 지 1년, 10년, 15년, 20년 돼도 모르는 게 아직 많다. 같이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MBN스타 이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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