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있는 운전, '센서'만 믿으세요

김성훈 기자 2021. 6. 2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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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주장과 달리 자동차 업계에서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초음파 등 서로 역할이 다른 4가지 센서의 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영상인식 알고리즘을 국산화해 적용한 독자 개발 센서를 시험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자율주행 실현하는 4가지 新기술

- 카메라

사람·사물 식별 정확

- 레이더

차간거리 조절에 활용

- 라이다

3차원 도로상황 예측

- 초음파

주차할때 장애물 감지

현대모비스, 카메라 기술 선도

자갈까지 인식하는 센서 양산

레이더로 ‘후방 긴급 제동’도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북미에서 출시하는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서 레이더 센서를 제거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 센서 가운데 카메라만 남는다. 반면 테슬라를 제외한 자동차 업계는 각 센서의 특징과 장단점이 서로 다른 만큼,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3대 센서에 초음파 센서까지 조합해 더 안전한 자율주행 시스템 구축을 추구하고 있다.

◇전문 분야가 다른 센서들 =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의 운행 원리는 인간과 동물의 사고·행동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의 눈·코·입·귀가 각각의 역할이 있듯이 자율주행차에 달린 카메라·레이더·라이다·초음파 등 4가지 센서도 각자 ‘전문 분야’가 있다.

먼저 카메라 센서는 주변 물체를 상대적으로 정확히 식별한다. 주변 물체가 사람인지, 차량인지, 사물인지 파악하는 데 장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 센서의 해상도가 갈수록 높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어두운 공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는 식별 능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원거리 인식에는 레이더와 라이다가 쓰인다.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발사해 주변 사물과의 거리, 주변 사물의 속도를 측정한다. 라이다보다 저렴하고, 전파를 이용하므로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다만 물체의 정확한 형태를 인식하기는 어렵다. 자동차용 레이더는 보통 77∼79㎓ 대역의 주파수를 이용한다. 단거리 레이더는 100m 이하 거리의 물체를, 중장거리 레이더는 200∼300m 거리의 물체까지 식별한다. 대신 단거리 레이더는 화각(畵角·렌즈의 촬영 범위)이 넓어 장거리 레이더보다 명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 이에 장거리 레이더는 전방 센서에 장착돼 차간 거리 조절 기능을 돕고, 단거리 레이더는 근접 충돌 경고 기능에 활용된다.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를 물체와 주고받으며 3차원 지도를 만들어낸다. 차량 외부에 장착된 라이다는 1초에 수십 바퀴를 돌며 주변 사물과 레이저를 주고받는다. 라이다는 레이더보다 정확성이 높고, 3차원으로 시각 정보를 재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360도 회전하는 센서에서 정보를 받아들여 앞쪽 도로 상황, 교통신호 등을 예측해 반영할 수 있다. 대신 가격이 비싸고 전력 소비가 많은 게 단점이다.

초음파 센서는 근접한 물체를 인식하는 데 사용된다. 초음파는 비가 오거나 심지어 물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데다 다른 센서들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고속에서는 측정이 어렵고 감지 거리가 짧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초음파 센서는 주차 시 장애물 식별을 통한 자율주차 기능 구현에 적합하다.

◇현대모비스, 카메라·레이더 기술 선도…라이다 기술 확보에 전력 = 현대모비스는 자체 기술 개발 및 해외 유명 기술기업들과 협력해 자율주행차 센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카메라 센서를 통해 가드레일, 자갈, 잔디 등까지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해 양산하고 있다. 기존에는 평면만 인식할 수 있었는데, 상승된 구조물까지 일부 식별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화각을 50도에서 약 100도까지 넓혀, 전후방 카메라만으로도 측면 차량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초단거리 레이더 센서(USRR)를 활용한 ‘후방 긴급 자동제동’ 기술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초음파 센서보다 응답 속도가 빠르고, 감지 거리도 길어 돌발 상황에서의 후진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을 줄 기술”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라이다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라이다 세계 1위 업체인 벨로다인에 투자한 바 있다. 2012년 설립된 루미나는 토요타, 다임러, 볼보 등과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발레오, 이노비즈, 쿼너지 등 다양한 라이다 회사들이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업계와 협업 중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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