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평생 지원' 약속한 쿠팡, 논란 잠재우기 총력
탈퇴 운동 이어져…업계 "사임과 화재 연관 짓기 어려워"
[더팩트|이민주 기자] 쿠팡이 덕평 물류센터 대형 화재로 촉발한 '책임 회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20일) 최근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김동식 119구조대장 유가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쿠팡은 "한순간에 가장을 잃은 고 김동식 소방령 유가족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유족과 협의해 평생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라며 "또한, 이번 화재 진압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소방관님에 대해서도 조속히 쾌유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또 마지막까지 구조대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헌신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릴 수 있도록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를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쿠팡은 덕평물류센터 1700명의 상시직 직원에게 근무할 수 없는 기간에도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단기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다른 사업장에서 일 할 수 있는 전환배치 기회를 최대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주의 '책임회피 논란'에 관한 해명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쿠팡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지난달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 사임했다. 이후 쿠팡은 지난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전준희 개발 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전 부사장은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유 부사장은 쿠팡케어 등 근로자 안전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대표가 맡기로 했다. 강 대표는 김범석 창업주의 뜻을 물려받아 혁신 서비스, 지역투자 및 고용 확대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책임 회피' 논란이 불거진 데는 쿠팡이 김 전 의장의 사임 소식을 발표한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 쿠팡은 지난 17일 자료를 통해 "자사 뉴욕증시 상장과 해외 진출을 계기로 김 의장이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며 "일본 진출을 진두지휘한 김 전 의장은 뉴욕 상장 법인인 쿠팡Inc.의 CEO 및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 이를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중대재해법은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에 따라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법인 또는 기관에게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쿠팡 측은 "화재 발생 5시간여 뒤인 오전 11시쯤 사임 보도자료를 냈지만 김 창업자가 실제로 의장직과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 시기는 그보다 훨씬 전인 지난달 31일"이라며 "쿠팡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 창업자가 등기임원에서 사임한 날짜는 화재 발생 약 3주 전인 지난 5월 31일이다. 소방당국의 초진 완료 선언이 나온 데다 화재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자 쿠팡은 사임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쿠팡 입장에서도 몹시 안타까운 일이지만, 김 전 의장의 이사직 사퇴가 이미 지난달 이뤄진 만큼 '사고를 미리 예상해 책임을 회피했다'는 해석에는 무리가 있다"라며 "쿠팡이 논란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 측이 제시한 유가족 지원 방안 등이 지속적이고,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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