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노동자 "쿠팡서 화재대피 훈련? 거짓말..비상전화도 없다"

박태훈 선임기자 2021. 6. 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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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동식 경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영결식이 열린 21일,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A씨는 '화재발생을 대비해 정기 대피훈련을 했다'라는 사측의 말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가 "쿠팡물류센터 차원에서 안전교육, 설비점검을 실시했다는 말 들어봤는지"를 묻자 "이번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회사에서 '정기 대피훈련을 했었고, 그 절차에 따라 사원들이 전부 대피했다'고 주장하던데 제 주변 노동자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오히려 화를 냈다"며 "한 적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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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엄청난 크기, 미로같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비상전화조차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고(故) 김동식 경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영결식이 열린 21일,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A씨는 '화재발생을 대비해 정기 대피훈련을 했다'라는 사측의 말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측이 '사고발생'을 우려해 휴대폰 지참을 막고 있는 가운데 드넓은 물류창고에 비상전화가 없어 위급시 이를 알릴 방법이 없다고 고발했다.

◇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전체 대피훈련 한 적 한번도 없다…정기적으로 실시해 달라"

A씨는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가 "쿠팡물류센터 차원에서 안전교육, 설비점검을 실시했다는 말 들어봤는지"를 묻자 "이번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회사에서 '정기 대피훈련을 했었고, 그 절차에 따라 사원들이 전부 대피했다'고 주장하던데 제 주변 노동자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오히려 화를 냈다"며 "한 적 없다"고 단언했다.

진행자가 "회사가 허위발표를 했다는 말인지"라고 놀라자 "그렇다"고 했다.

다만 "극히 일부 노동자들이 화재대피훈련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기적으로 대피훈련 있었다는 어불성설이다"며 극히 일부라는 건 "관리자 개개인 성향에 따라서 그런 훈련을 실시한 관리자가 있지만 대부분은 안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센터 차원에서 전 직원이 모두 함께 화재대피, 화재 발생했을 때 대응요령 같은 걸 습득하는 그런 훈련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사측에 요구했다.

◇ 휴대폰 반입금지, 비상전화 미설치…위급시 폰있는 관리자 찾아 이리저리

A씨는 '화재초기에 목격자가 있었지만 휴대폰이 없어 신고를 제때하지 못했다'라는 말과 관련해선 "관리자와 일부 근무자들 외에는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다"며 그 점을 볼 때 사실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쿠팡은 휴대폰을 보면서 딴짓 하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휴대폰 반입을 금지시키고 있다"며 "화재를 발견했어도 휴대폰이 없다 보니까 휴대폰 있는 사람을 찾아서 이리저리 다녀야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진행자가 "내부에 비상전화가 설치 안 돼 있는지"를 궁금해 하자 A씨는 "설치 안 돼 있다"며 그런 관계로 "관리자가 화재현장에 직접 있지 않았다면 신고가 꽤 지체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화재경보기 오작동 잦아, 울려도 '계속 일하라' 분위기

A씨는 또다른 문제점으로 "화재 경보기 오작동이 많다"며 "그 탓인지 쿠팡은 '어떤 돌발상황 같은 게 발생해도 일을 해라, 하던 일 계속해라' 이런 문화가 기본적으로 자리 잡혀 있다"고 했다.

A씨는 비상전화도 없고, 대피요령 훈련도 안하고, 경보기 오작동이 잦아 또다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더 큰 불상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쿠팡측에 제대로 된 대책과 실행을 촉구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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