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쿠팡화재 5일째 진화작업중.. 김동식 구조대장 영결식 엄수
[경향신문]
21일 경기 이천시 쿠팡물류센터 화재 진화작업이 5일째 이어지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동식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52·소방령)의 영결식도 거행됐다.
이날 쿠팡 물류센터는 완전히 다 타버려 내부는 새까만 잿더미가 가득하고, 외부는 건물 뼈대가 앙상하게 드러났다. 소방대원들은 최초 발화 지점인 지하 2층과 지상 1∼2층으로 투입해 일일이 잿더미를 헤치며 잔불 정리를 했다. 해당 건물의 내부 적재물은 1620만개, 부피로 따지면 5만3000여㎥에 달한다.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에 가연성 물질이 많아 완전히 진압하는데는 하루 정도 더 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작업 완료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 현장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 구조대장의 영결식은 이날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장에는 유족을 비롯해 장의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경기지사,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 엄태준 이천시장, 동료 소방관 등 9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기렸다. 영결식은 운구 행렬이 입장한 뒤 묵념과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훈장 추서,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고인은 화마의 현장에서 앞장서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대한민국은 고인의 열정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 지사는 “실낱같은 희망일지라도 마치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옷을 툭툭 털고 땀에 젖은 얼굴로 현장에서 나오는 김 구조대장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랐는데 끝끝내 김 구조대장을 잃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언제나 가장 뜨겁고 위험한 곳을 지키던,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가장 나중에 나오던 그를 모두가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동료를 대표해 조사에 나선 함재철 광주소방서 소방위는 “무시무시한 화마 속에서 대장님을 바로 구해드리지 못하고 홀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던 1분1초가 두려웠다”며 “대장님을 지켜드리지 못해 대장님이 누구보다 사랑하고 의지했던 가족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울먹였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 행렬이 천천히 영결식장을 빠져나가자 유족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경기도는 고인에게 지난 18일자로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김 구조대장은 지난 17일 발생한 쿠팡의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 출동해 연소 확대 저지와 인명 수색을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실종돼 48시간만인 19일 오전 숨진채 발견됐다. 그는 1994년 4월 고양소방서에서 소방조직에 투신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으로 근무했다. 27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으로 소방서장 소방행정유공상과 재해예방유공 경기도지사 표창장 등 각종 표창을 받았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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