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암호화폐사의 위기.. 은행권, 실명계좌 심사 나선다

박슬기 기자 2021. 6. 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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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의 명줄을 쥐고 있는 은행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계좌 인증 재계약을 위한 검증에 나섰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달부터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최근 서면 중심으로 심사를 시작했고 이달 안에 실명계좌 재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와 실명인증 계좌 제휴를 맺은 곳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 각각 코빗, 빗썸과 코인원과 제휴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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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의 명줄을 쥐고 있는 은행이 4대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계좌 인증 재계약을 위한 검증에 나섰다./사진=로이터
암호화폐 거래소의 명줄을 쥐고 있는 은행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계좌 인증 재계약을 위한 검증에 나섰다. 나머지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인증 제휴를 위한 검증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어 무더기 폐쇄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코빗, NH농협은행은 빗썸과 코인원, 케이뱅크는 업비트를 상대로 '자금세탁 위험 평가'를 시작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4곳은 해당은행과 실명계좌 인증 제휴를 이어왔지만 이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4대 거래소 전원 통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달부터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최근 서면 중심으로 심사를 시작했고 이달 안에 실명계좌 재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양사간 제휴가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된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는 만큼 재계약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지난달 말 기준 605만명을 기록해 지난 2월 300만명을 넘어선지 3개월만에 2배 가량 급증했다. 5월 말 수신 잔액은 12조9600억원으로 전월보다 8200억원 증가했으며 여신 잔액은 4조7400억원으로 600억원 늘었다.

이처럼 케이뱅크의 고객과 수신잔액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의 실명계좌를 독점적으로 내주고 있어 업비트로 유입되는 암호화폐 투자금이 증가할수록 케이뱅크의 수신액과 사용자 수는 자동으로 늘어난다.

케이뱅크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와 실명인증 계좌 제휴를 맺은 곳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 각각 코빗, 빗썸과 코인원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들 역시 제휴기간이 다음달까지다.

NH농협은행은 코인원, 빗썸을 대상으로 예비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달 27일, 빗썸은 지난 17일 NH농협은행에 위험평가 서류를 냈고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기준 초안을 통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예비평가를 진행하고 자체 위험평가기준을 확정한 이후 해당 기준을 근거로 재계약 여부 등을 결정하는 본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한·농협은행, 재계약 나서나


신한은행은 코빗을 상대로 서면심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후 현장실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 3월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법(특금법)에 따라 암호화폐 사업자들이 영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오는 9월 24일까지 은행에서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 계정(계좌)을 받아야 한다.

금융권에선 4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은 줄폐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에 이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암호화폐 거래소에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무더기 폐쇄에 따른 투자자 부실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을 챙기기 보다 자금세탁 등 법적 책임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암호화폐 거래소와 제휴를 맺지 않기로 판단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은행권과 제휴를 맺어온 4대 암호화폐 거래소는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휴를 맺기엔 사실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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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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