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놀토' tvN도 장수 예능..'신박한 정리'도 롱런 [2021 상반기 방송 예능 결산③]
특히 케이블 채널 tvN은 이러한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2년 '예능계 미다스의 손' 나영석PD를 영입한 tvN은 '꽃보다 할배'와 '삼시세끼', '윤식당', '신서유기' 같은 시즌제 장수 예능을 탄생시켰고, 예능의 볼모지였던 금요일 밤을 치열한 콘텐츠 격전지로 만들었다.
올 상반기에도 tvN 예능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유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촬영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지만, 다양한 포맷 변화를 시도하며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8일부터 4월 2일까지 방송한 '윤식당'의 스핀오프 '윤스테이'는 최고 시청률(닐슨 코리아 기준) 11.6%를 찍으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상반기 tvN 예능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윤스테이'는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옥 숙박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윤식당'이 해외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맛과 문화를 알렸다면, '윤스테이'는 전남 한옥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상대로 보다 깊은 한국의 멋과 한옥의 정취를 느끼게 해줬다는 평을 받았다. 코로나19로 해외 촬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변주의 스핀오프로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했다.
여기에 '오스카의 여인' 윤여정을 필두로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등 나PD 예능이 아니면 좀처럼 보기 힘든 조합도 한몫했다.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나PD 사단 특유의 연출력도 호평을 얻었다.
유재석, 조세호가 이끄는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길거리에서 평범한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풀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매회 주제에 맞게 미리 섭외한 인물들과 이야기하고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포맷을 바꿨다.
연예인 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 또는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영향력을 주는 인물들을 소개하고 대화를 나누며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했다. 덩달아 시청률도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 1~2%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시즌1, 2에 비해 시즌3은 4~5%대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지난 3월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이 출연해 '대세' 토크쇼임을 증명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어느덧 100회를 넘겨 롱런하고 있다. 첫 스핀오프로 선보인 '난리났네 난리났어'도 불과 2회 방송이었지만 큰 화제를 모았다.
토요일 저녁 시간대를 책임지고 있는 '놀라운 토요일'은 올해 방송 3주년을 맞았다. 2018년 4월 7일 첫 방송 당시만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진 관심과 인기에 힘입어 보란듯이 tvN 대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놀라운 토요일'은 전국 시장 속 대표 음식을 걸고 출연자들이 노래 가사를 받아쓰는 프로그램이다. 신동엽, 박나래, 김동현, 문세윤, 한해, 키, 넉살 등 다양한 분야, 세대의 스타들의 신구 조화가 인상적이다. 군 입대로 하차했던 키와 한해가 지난해 복귀했고, 태연이 혜리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우며 호평을 얻고 있다.
신애라, 박나래, 윤균상의 '신박한 정리'도 2년째 매주 월요일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올해 2~3%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29일 시작한 '신박한 정리'는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 활용의 노하우를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와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스타들의 사적 공간인 '집'을 보여주는 기존 '관찰 예능'의 영역을 넘어 집안에 있는 각종 물건들에 얽힌 사연, 집이 새롭게 정리되는 과정 등을 짜임새 있게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 트렌드를 예능에 접목시킨 '바퀴 달린 집' 역시 시청자들의 호평에 힘입어 올해 시즌2를 론칭했다. 시즌1 출연자 성동일, 김희원과 새 멤버 임시완이 합류해 이동식 주택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편안한 힐링, 여행 예능을 선보였다. 배두나, 공효진, 김유정, 윤아, 오정세, 오나라, 김동욱, 여진구 등 국내 내로하는 톱 배우들이 게스트로 등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이밖에 배우 조인성의 첫 고정 예능으로 관심을 모은 '어쩌다 사장'은 최고 시청률 6.4%를 기록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고, 스타 강사 설민석의 역사 왜곡 및 석사 논문 표절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벌거벗은 세계사'는 재정비 이후 2%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스핀오프 '알쓸범잡'(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도 2~3%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벌거벗은 세계사'와 함께 지적 콘텐츠 예능의 약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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