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욕 먹어도 되지만, 안에서는.." 전북 지탱하는 식사마 리더십[SS인터뷰]
[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초보 사령탑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은 지금도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팀을 지탱하는 그의 리더십은 견고하다.
전북은 지난 5월 K리그 7경기 연속 무승 및 3연패라는 어색한 기록을 마주했다. K리그 4연패의 주인공답지 않은, 믿기 어려운 행보였다.
김 감독 부임 후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던 전북이었다. 그러나 한때 4위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최악의 위기에 빠졌지만 전북은 지난 6일 성남FC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시원한 5-1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채로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아직 전체 일정의 절반만 지났기 때문에 전북의 상황이 그리 나쁘다고 보기만은 어렵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앞두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출국하는 김 감독은 팀 부진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생각보다 초반에 너무 잘 했다. 처음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봤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해주더라. 하지만 결국 위기가 왔고 제 시야도 좁아졌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하니까 생각이 넓게 안 되더라. 자꾸 쓰는 선수만 쓰게 됐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균형을 잡지 못했다. 저도 반성을 많이 했다”라며 실책을 인정했다.
보통 팀이 부진에 빠지면 감독은 다양한 방식으로 선수들을 자극한다. 화를 내기도, 아니면 아예 회유책으로 돌아서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김 감독은 어땠을까.
그는 “얼마 전에 선수들과 식사를 하다 왜 화를 내지 않냐고 묻더라. 감독이 한 번 화를 낼 때가 됐는데 그냥 보기만 하니 선수들이 오히려 불안했던 모양이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 감독은 “전북에서만 10년 넘게 일했다. 저는 지도자가 밖에서는 욕 먹어도 된다고 본다. 못하면 욕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 욕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욕을 먹는다고 화가 나서 선수들에게 풀면 팀이 망가진다. 그래서 인내했다. 결국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성남전을 잘 치렀다”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인내는 반등을 만들었다. 구스타보는 직접 면담을 신청해 출전 시간 보장을 요청했고, 기회를 주자 성남전 4골로 화답했다.
쿠니모토도 감독방에 찾아와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고 사과한 끝에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김 감독의 리더십이 아직까지 팀을 지탱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성남전을 앞두고 조끼팀에 베테랑 선수들이 많이 들어갔다. 가상의 성남으로 변신해 훈련하는데 너무 열심히 해주더라. 거기서 팀이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사실 김 감독도 억울한 면은 있다. 새로 출발하는 감독이지만 지난 겨울 보강은 미미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는 영입하지 못한 채 기존 선수들로만 스쿼드를 꾸렸다. 백승호 정도가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었다.
전북은 3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축인 팀이라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활동량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현대축구에서 뛰는 양에서 밀리는 팀은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예외는 없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다. 그 공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미래를 준비하기는 해야 한다. 10년을 책임질 선수들이 필요하기는 하다. 미래를 포기할 수 없지 않나”라면서 젊고 장래가 유망한 선수들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ACL에 나가는 김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ACL에는 우리의 약점인 22세 이하 규정이 없다”라고 웃으며 “좌우 풀백에 약점이 있긴 하지만 해볼 만할 것 같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잘 치르고 돌아와 K리그에서 다시 잘해보겠다. 많이 맞았으니 후반기에는 두 배로 갚아주겠다”라고 했다.
전북의 위용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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