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사업이 더 간절한 카드사들
금융권서 가장 많은 본 허가 획득
수수료 비즈니스 벼랑 끝 '위기감'
오는 8월 마이데이터(My Data) 시대가 열린다. 쌓이는 것에서 모으는 것으로, 보호에서 활용으로, 의사결정의 보조 수단에서 핵심으로 데이터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21세기 원유'에 비유되는 데이터의 주도권 역시 개인으로 넘어가게 된다. 금융권에선 특히 카드사들의 약진이 기대된다. 결제 데이터라는 노다지를 가진 카드사들이 다른 데이터들까지 손에 넣으면 데이터 융합에 날개를 달 전망이다.[편집자]
마이데이터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카드사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이미 쌓아둔 지급·결제정보에다 소득과 자산, 신용정보 데이터까지 다하면 전에 없던 신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 수수료 비즈니스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이 더 간절할 수밖에 없다.
카드산업은 리테일(소매금융)의 본질로 꼽힌다. 그래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 그 어느 업권보다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미 카드 결제 내역과 업종에다 과거 소비 이력을 기초로 구체적인 소비 패턴을 분석해 다양한 마케팅과 함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왔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지급결제 외에 소득과 자산정보, 신용정보 등 다른 금융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 보니 활용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같은 금융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고객 정보조차 직접 활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 규제 탓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간절한 이유
그래서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이 더 간절하다. 실제로 신한과 KB국민, 현대, 우리, 롯데, BC 등 주요 카드사들이 모두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금융업종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본허가를 따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드사들은 다양한 금융업종과 금융회사에 흩어져있던 무수한 데이터를 한 데 모으면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만큼 새롭게 확대할 수 있는 사업의 범위도 넓어진다.
특히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지급결제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본다. 종합지급결제업 인허가를 획득하면 은행과 제휴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결제계좌 발급이 가능해진다. 종합지급결제업은 현금 보관과 인출, 결제, 송금, 금융상품 중개·판매 등을 모두 영위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으로, 현재 다수 카드사가 추진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를 비롯해 특정 금융 앱 하나로 여러 금융계좌를 관리·거래할 수 있는 오픈뱅킹과 고객의 돈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모든 계좌에 대해 결제·송금을 가능하게 하는 마이페이먼트 등 모든 디지털 금융서비스는 결국 서로 연결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사업이 거의 끝물에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있다. 내년에 적용할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을 위한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카드사들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카드사들은 이제 더 이상 내리기 어렵다고 하소연하지만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매번 깎고 또 깎는다.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에 초점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카드사들은 기존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에 일단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작년 3월 선보인 자산관리서비스인 '마이(My)리포트'를 표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고도화할 방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소비와 지출, 자산의 통합조회 서비스를 기본으로 고객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개인정보계좌서비스, 고객 맞춤형 금융 추천 등의 부수업무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KB국민카드도 비슷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자산진단서비스 등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와 상품 추천을 위한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자산 증식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완성하고, 제반 인프라를 강화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현대와 우리, BC카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케이뱅크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등 두 회사의 주요 서비스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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