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 1호]8퍼센트 이효진 "금융소외자 '긱 워커'에 대출서비스"
"취약계층 대환대출로 내년 이자부담 1000억↓ 목표..P2P상품 투자자 소득공제 필요"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코로나19 이후엔 플랫폼 노동자, 소위 '긱 워커(Gig worker)'가 급증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 금융업권은 여전히 '정규직'만을 주된 고객층으로 바라보고 있죠. 새롭게 생겨난 경제 주체들에 적절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앞으로 8퍼센트가 나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1>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1호 사업자로 등록한 8퍼센트의 이효진 대표를 지난 14일 만나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이 대표는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이들을 주된 고객층으로 삼아 '금융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당찬 목표를 제시했다.
온투업은 2002년 대부업 이후 약 20년만에 제도권에 진입한 새로운 금융업권이다. 온투업이란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바탕으로 차주에게 대출을 해주고, 투자자에겐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방식의 금융업을 말한다. 2019년 10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통과 이후 지난 9일까지 41개 사업자가 금융위원회에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8퍼센트 등 3개 업체가 최근 등록에 성공했다.
우리은행 출신의 이 대표가 2014년 11월 설립한 8퍼센트는 개인신용대출을 주력으로 한다. 올해 3월말 기준 누적대출액은 3476억원이다.
이 대표는 "통상 고금리 늪에 빠지면 다시 벗어나기 어려운데, 8퍼센트의 목표는 고금리 차주가 플랫폼을 통해 중금리로 갈아탄 후 나중에 다시 투자자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며 "고금리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덜어주고 투자자에겐 투자 수익을 가져다주는 만큼 양극화를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로 대변되는 '긱 워커'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긱 워커'는 공유경제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배달 플랫폼 노동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이후엔 '긱 워커'의 비중이 급증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기존 금융권의 통념으로는 '긱 워커'에게 대출을 내주기 어렵다. 신용점수가 낮기 때문이다. 8퍼센트는 그 틈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금융권은 아직 이들을 그저 신용점수가 낮은 ‘일용직’으로만 보고 있다"며 "앞으로 8퍼센트가 해야 할 일은 새롭게 등장한 경제 주체들에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8퍼센트는 지난해말 금융위원회에 온투업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고 약 반년만에 등록에 성공했다.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금융감독원과 사전 면담을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준비 기간은 이보다 훨씬 길었다.
이 대표는 "등록이 지연되면서 저를 포함해 동료들의 피로감이 컸지만 한편으로는 산업 발전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많은 역할을 하고있다는 점을 체감했다"며 "여태껏 '금융위원회 등록'만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직원들과 달려왔는데, 마침내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8퍼센트는 기나긴 예열을 거친 만큼 할 일도 많다. 당장은 고금리 대출 상품을 중금리로 전환하는 '대환대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2022년 P2P 금융을 통해 고금리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을 최소 1000억원 절감해주는 걸 목표로 세웠다. 산술적으로 보면 1조원이 넘는 중금리 대출을 취급해야 한다.
이 대표는 자신감도 갖고있다. 그동안 8퍼센트에 신청된 대출 규모는 27조원에 육박한다. 8년간 쌓아온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대출 부실을 최소화하면서 중금리 대출을 적극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8퍼센트는 은행, 증권, 보험 등 다수의 금융회사와 상품 개발, 투자 등 다양한 제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엔 뚜렷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8퍼센트는 다년간 중금리 영역에 특화된 데이터를 쌓아왔다"며 "이를 통해 금융회사들과 제휴를 확장하고 투자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결 과제도 명확하다. 550억원 규모의 투자 사기 피해를 낸 '팝펀딩 사태' 이후 온투업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일부 업체는 법정 최고금리 위반 등으로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신뢰 회복'이 온투업계가 풀어야 할 지상과제다.
이 대표도 등록 업체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온투업이 제도권에 들어왔으니 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고객에게 많은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게 '신뢰 회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등록 업체들이 'P2P는 믿을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증명해 내야 한다"며 "제도권에 들어가면서 고객 자금 분리 보관, 자금세탁 방지 등 여러 규제를 받게 됐는데, 법을 준수하면서도 고객들에게 높은 수익을 드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표는 온투업 상품에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적용하면 더 많은 투자자가 P2P 플랫폼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일조한다는 점을 고려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온투업 상품에 대해선 소득 공제를 도입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기준 금융위원회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 온투업체는 모두 38개다. 어니스트펀드, 투게더펀딩 등 이름이 알려진 업체는 물론 OK금융그룹도 대기하고 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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