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CEO.. 삼성·SK그룹 9명 '공동 1위'
금융권 CEO 41명 포함돼 '강세'..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 7명 신규 진입
[스페셜리포트]
한경비즈니스가 NICE평가정보와 함께 선정한 ‘2021 한경비즈니스 100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올해의 100대 CEO 진입은 예년보다 더 특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전대미문의 상황을 딛고 매출을 유지하거나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조사에서는 73명의 CEO가 전년과 동일하게 100위 안에 안착했고 지난해 100위에 포함된 기업 중 20명의 CEO가 새 선장으로 자리했다. 7명의 CEO가 신규 진입한 대신 7명의 CEO는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100대 CEO 중에서는 ‘1961년생·유학파·서울대·경영학과 출신들이 가장 많았다.
한경비즈니스가 종합 신용 정보 회사인 NICE평가정보와 공동으로 ‘2021 한경비즈니스 100대 CEO’를 선정했다. 저성장 저금리에 코로나19까지 겹친 전대미문의 경영 환경에서 성장 엔진을 멈추지 않은 CEO 100인이다.
전략가이자 때로는 혁신가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한국을 대표하는 100인의 CEO를 소개한다. 비상장사를 포함해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의 CEO 중에서 2020년 1~12월 1년간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상위 100위에 든 기업의 CEO들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 4위로 점프
1위는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이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한경비즈니스가 조사한 100대 CEO(기업)에서 부동의 1위였으나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으며 총수 부재의 위기를 겪었다. 이 부회장을 대신해 조직 내 동요를 최소화하고 경영 안정을 이끈 이가 바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자 대표이사인 김기남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상황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데 공헌했다.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해 종합기술원장·메모리사업부장·시스템 LSI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로, 2017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 선임된 뒤 반도체 초격차를 이끌어 온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2위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후 현대차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선제적인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으로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 받아 영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최고 영예의 상인 ‘이시고니스트로피’를 수상했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세계 굴지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하는 데 정 회장이 변혁의 원동력이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3위에는 최태원 SK 회장이 자리했다. 최회장은 매출 신장에서 더 나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역량 강화에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최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한국 최초로 SK그룹 주요 관계사들이 ‘RE100(2050년까지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약속)’에 가입했다. 그는 올해 3월 4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며 명실상부한 재계 수장의 역할까지 맡았다.
톱3의 기업 순위가 전년과 동일했다면 4위부터 10위까지는 기업과 CEO에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5위에서 4위로 한 단계 점프했다. 권 사장은 2019년 말 LG전자의 새 사령탑에 선임되며 LG전자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매출 증대를 가져왔다. 이어 송호성 기아 사장이 5위에 자리했다. 전년 7위에서 두 단계 오른 결과로, 2020년 초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며 발표한 중·장기 전략 ‘플랜S’가 빛을 발했다.
6위에는 한국전력의 정승일 사장이 올랐다. 올해 6월 1일 취임한 정 사장은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7위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으로, 지난해 4위에서 3단계 하락했다. 이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8위로, 10위권에 신규 진입했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9위와 10위에 안착했다.
삼성·SK그룹, 100대 CEO 최다 배출
이번 100대 CEO는 톱10의 변화 외에도 주목할 만한 순위 변화가 나타났다. 김범석 쿠팡 의장(58위),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70위),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79위),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사장(83위),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88위),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98위),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100위) 등 7명의 CEO가 신규 진입했다.
특히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고성장 CEO 20’에 속했던 인물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다만 올해 6월 17일 사내이사와 의장에서 사임했다.
누군가 새로 진입했다면 누군가는 방을 빼야 했을 터. 홈플러스스토어즈·호텔롯데·현대위아·한화토탈·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대림산업 등 7개 기업의 대표들이 이번 100대 CEO에서 제외됐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과 SK그룹이 100대 CEO를 각각 9명씩 배출했다. 전년과 동일한 규모다.
업종별로는 금융 분야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100대 CEO 중 금융·보험업 CEO가 41명으로 전년도(38명)보다 늘었다. 반면 제조업 CEO는 전년(36명)보다 2명 줄어든 34명이 100대 CEO에 이름을 올렸다.
▶선정방법
한경비즈니스는 NICE평가정보와 공동으로 2000년부터 ‘대한민국 100대 기업’을 선정해 왔다. 지난 2020년부터는 이를 ‘한경비즈니스 100대 CEO’로 재편했다. 기업보다 경영자에게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다.
평가 대상은 비상장사를 포함해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의 CEO다. 정부 산하 공단과 비상장 공기업, 협동조합 및 외국계 기업은 제외했다. 2020년 1~12월 1년간 결산 자료를 기준으로 선정했다. 12월 결산 법인이 아니면 해당 기간 내 종료되는 회계 기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자료는 NICE평가정보가 각 사가 공시한 재무 자료를 정리해 분석했다(연결재무제표 기준, 연결재무제표가 없는 곳은 개별 재무제표). 매출액을 기준으로 상위 100개 기업 CEO를 ‘100대 CEO’에 선정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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