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 2021]신진영 "ESG는 기업생존과 연결..경영전략 관점서 추진해야"
"예상치 못한 코로나 위기 속 지속가능성 고민 커져"
"소득 불평등 문제도 기업이 풀고 혜택 볼 수 있어"
모범규준 개정안 비판엔 "규제 아닌 지향점 제시"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다른 용어로 바꾸자면 지속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거죠. 손해를 보더라도 착한 일을 하자는 게 아니라 그렇게(ESG 경영)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겁니다.”
신진영(사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지난해부터 ESG 경영이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게 된 이유를 ‘절박성’ 측면에서 봤다. 기후변화 문제에 이어 예상치 못한 ‘체계적 위험’인 코로나19 사태까지 겪으면서 기업들은 이제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는 게 신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자본주의 대전환: ESG노믹스’를 주제로 23~24일 열리는 ‘제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고형권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와 ‘한국형 ESG와 선진국 사례’에 대해 논의한다.
기업, 코로나19 맞닥뜨리면서 지속가능성 문제 절감
신 원장은 “코로나19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큰 위기였고 사태가 진행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피해를 봤다”며 “기업들 입장에서도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업이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버틸 수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짚었다.
예컨대 기업이 당장 경영 상황이 어려워져서 직원을 해고하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일 뿐 아니라 중장기인 손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소비 경기 침체를 야기해 기업 활동에도 지장을 받지만 필요시에 다시 적정 인력을 뽑기도 여의치 않아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신 원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두하고 있는 계층 간 소득 불평등 문제만 해도 기업에서 출발한 면이 큰데, 이런 문제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 의사결정에 전향적으로 반영하면 그 결과가 사회 경제 개선을 이끌어 낸다”며 “기업이 스스로 사회적인 가치 향상을 만들어가면서 그 혜택도 보게 되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ESG 경영이 마케팅과 홍보의 영역에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단으로 옮겨갔다”며 “기업의 전체적인 자금 조달 전략 차원에서 ESG 경영이 다뤄지는 것이고 우리도 아마 그런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ESG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혼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ESG는 기업의 경영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됐으며, 더 나아가 기업의 목적 그 자체와 연계돼 있다. 기업의 목적에서 ESG의 실행방안이 나오는 것”이라며 “경영 활동 외에 부가적으로 행하던 CSR과는 명백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ESG 모범규준 개정안, 규제 아닌 지향점 제시하는 것”
그는 또 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모범규준 개정안(개정안)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기업규제를 집대성한 버전’이라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과도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자체가 규제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에 어떤 제약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 원장은 “이건 법이나 규제가 아니라 모범규준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법이나 규제는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가 있는데 모범규준은 아니다. 앞으로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한 것이다. 전경련에선 법이나 규제보다 강하다고 하는데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앞으로 대두할 이슈에 대해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바를 담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대표적으로 산업계에서 문제 삼고 있는 좌초자산 개념 도입도 향후 예상되는 방향을 미리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회계기준에는 반영돼 있지 않지만 이미 해외 중앙은행 등에서도 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 땐 좌초자산에 대해 파악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 공론화될 이슈라는 판단이다.
신 원장은 “기업지배구조원에서 해마다 ESG 경영 활동을 평가하고 시상을 하는데, 잘하는 기업을 칭찬하고 못하는 기업들에 창피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평가 결과를 점검해보고 개선해 보는 하나의 수단이다. 평가 기업들에는 개별적으로 ESG 평가보고서를 통해 잘하고 있는 면과 부족한 점을 리포트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원장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기업 재무 및 지배구조 분야의 전문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 석사, 카네기멜론대 재무학 석·박사 과정을 밟은 후 현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콩과학기술대, 아주대,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한국금융학회 부회장, 36대 한국증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제6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맡고 있으며, 기업 재무관리 및 지배구조 관련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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